인기 게임 유튜버 수탉이 지난 10월 인천 송도에서 발생한 납치·폭행 사건의 전말을 직접 공개했습니다.
중고차 거래 과정에서 시작된 금전 분쟁이 극단적인 범죄로 이어진 충격적인 사건의 내막이 드러났습니다.
수탉은 1일 자신의 SOOP(옛 아프리카TV) 채널 '숲'을 통해 '오랜만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습니다.
수탉 SOOP 방송국
그는 방송 초반 "많이 걱정하셨을 텐데 수술은 잘 끝났다"며 "많은 분이 궁금해하시고 걱정해주셔서, 근황 겸 그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하기 위해 방송을 켰다"고 밝혔습니다.
사건은 지난 10월 26일 오후 10시 40분쯤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했습니다.
수탉은 중고차 딜러 A씨와 공범 1명에게 납치당해 폭행을 당했습니다.
수탉과 A씨의 인연은 과거 중고차 구매로 시작됐습니다. 수탉은 "출고된 지 2년 된 차를 시세 그대로 구매했었다. 처음 차를 구매하는 데까지는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A씨가 작년에 돈이 필요하다며 도움을 요청했고, 수탉은 차를 구매하는 데도 도움받았다고 생각해서 수천만원을 빌려줬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A씨가 변제일이 되어도 돈을 갚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수탉은 "4~5개월 지나서 돈을 돌려받게 됐다"며 "이후에 돈을 돌려받았으니, 이 차를 다시 팔게 되면 차량 이력을 정확히 알고 있는 딜러에게 맡기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살인미수와 공동감금 등 혐의를 받는 일당 중에 한 명인 30대 남성이 2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6일 오후 10시 35분께 인천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유튜버인 30대 남성 A 씨를 차에 태워 납치한 뒤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 뉴스1
올해 수탉은 다시 A씨에게 연락해 기존 차량 판매를 의뢰했습니다. 수탉은 "원하는 차량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매물을 홀딩시키기 위해서는 계약금이 필요하다고 해서 2억원을 건넸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7월 말쯤 A씨가 연락을 끊으면서 상황이 악화됐습니다.
차량 계약이 진행되지 않고 기존 차량에 대한 과태료와 통행료 미납 고지서가 계속 발송되자, 수탉은 A씨에게 항의했습니다.
A씨가 변명으로 일관하며 답변을 회피하자 수탉은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이후 A씨가 "직접 돈을 건네주겠다. 합의서를 작성하자"고 제안했고, 수탉은 집 앞으로 오라고 했습니다.
수탉은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 한다"며 "사람도, 차량도 많은데 그 앞에서 무슨 짓을 하겠느냐고 생각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습니다.
주차장에서 만난 A씨는 조수석 문만 열고 "돈이 가방에 있으니 들어와서 돈을 확인하고 합의서를 쓰라"고 했습니다. 수탉은 "뒷좌석이 유독 어둡길래 뒤를 봤는데 후드를 쓰고 마스크를 쓴 채로 목장갑을 낀 사람이 숨어서 누워 있었다"며 "소름이 끼치고 놀라서 바로 전화를 들고 112에 '목숨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빨리 와 달라'고 신고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수탉은 "이미 신고까지 한 상태이기 때문에 여기서 이들이 도망을 가거나 일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게 뭐 하는 거냐'고 실랑이를 하다가 구타를 당하기 시작했다. 야구배트로 죽일 듯이 때리더라"고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저항하며 손에 골절 등 부상을 입었습니다.
가해자들은 수탉을 차량에 태운 후 "너 돈 얼마 있느냐" "OTP 카드 어디 있느냐" "똑바로 얘기 안 하면 죽는다" 등의 협박을 했습니다.
수탉은 "어떤 곳으로 이동했는데 누워 있는 상태여서 아무것도 안 보이고 몸에 힘이 안 들어왔다"고 했습니다.
다행히 경찰의 신속한 대응으로 구조될 수 있었습니다. 수탉은 "그러던 와중에 갑자기 앞에서 차량 불빛이 비쳤다. '저게 뭐지, 택시인가' 했는데 경찰차였던 것"이라며 "눈을 잘 못 떠서 소리로만 들었는데 경찰이 현장에서 범인들을 체포하고 구조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수탉을 차량에 태워 200㎞가량 떨어진 충남 금산군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수탉의 신고를 받고 차량을 추적해 4시간 만에 충남에 있던 A씨 일당을 현행범으로 체포했습니다.
A씨 일당은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