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우리은행 노조, 상위 2% 노조원만 가는 동남아 관광에 '비노조원' 참여시켰다"

매년 200명의 노조원을 대상으로 동남아시아 지역 관광을 보내주는 우리은행 노동조합이 노조원이 아닌 특정 부서 직원에게 관광 혜택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일 매일신문은 최근 경찰 수사를 통해  우리은행 노조가 매년 실시하는 동남아 관광에서 노조원이 아닌 특정 부서 직원들이 혜택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박봉수 우리은행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금융노조 우리은행지부 주요 간부들을 횡령·배임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진=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우리은행 노조는 매년 노조원 약 200명을 대상으로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두 차례에 걸쳐 관광을 보내주는 복리후생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는데요. 공식적으로는 노조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우수 노조원들이 선발된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경찰 수사 과정에서 노조원이 아닌 비노조원 4명이 2023년 동남아 관광에 참여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혜택을 받은 비노조원 4명이 모두 영업점이 아닌 본사 근무자들이었으며, 이들은 우리은행 인사업무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사 관련 부서 소속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우리은행 노조원은 총 9천명인데 연간 200명만이 동남아 관광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선발 확률이 약 2%에 불과한 상황에서 이 같은 특혜 의혹이 제기된 것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우리은행 직원 6천여명이 가입한 사내 신용협동조합에서도 유사한 정황이 발견됐습니다. 사내 신협은 연 2회에 걸쳐 약 60명을 동남아로 보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수사 과정에서 신협을 탈퇴한 직원 3명과 미가입 직원 9명이 2024년 동남아 관광자 명단에 포함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박 위원장과 간부 일부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노조 행사를 준비하면서 업체에 행사비 외 일정 금액을 추가로 결제한 후 현금을 돌려받는 '페이백' 방식으로 총 900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또한 노조 집행부가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임직원 관광 명목으로 하나투어에 입금했다가 군소여행사로 옮겨 '파킹'한 4억8천만원의 배임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중단되자 노조 집행부는 이 돈을 노조 계좌로 돌려받지 않고 2021년 12월 한 군소여행사로 입금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매체가 입수한 노조 집행부와 군소여행사 대표 간의 녹취록에 따르면, 이 여행사는 2023년 노조 집행부 일부에게 800만 원에서 1천만 원에 달하는 무료 관광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불거진 금전 문제는 노조 내부 문제라고 하더라도, 노조원과 사내 신협 조합원 전체를 대상으로 공정하게 진행돼야 할 동남아 관광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공정하지 못한 처사에 대한 박 위원장의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