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한동훈이 사악한 의도로..." 尹, '김건희 도이치 무혐의' 당일 박성재와 30분간 통화·메시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김건희 씨 불기소 처분 당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메시지를 보내고 30분간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지난달 30일 MBC의 보도에 따르면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이 같은 정황을 포착했으며, 검찰 수사 개입 의혹과 비상계엄 의도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고 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


지난해 10월 17일은 서울중앙지검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 씨를 불기소 처분한 날이었습니다.


김 씨가 고발된 지 4년 반 만에 내려진 결정이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4차장은 당시 "시세조종 범행을 인식 또는 예견하면서 계좌 관리를 위탁하거나 직접 주식 거래를 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피의자에 대해 혐의없음 결정을 하였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날 저녁, 윤 전 대통령과 박 전 장관 사이에 연락이 오갔습니다.


내란 특검팀이 박 전 장관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박 전 장관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고, 이어 30분가량 통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윤 전 대통령이 보낸 메시지의 내용입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구속영장 기각 이후 첫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내란 특검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구속영장 기각 이후 첫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내란 특검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윤 전 대통령은 "도이치 검찰 수사가 불법 수사임을 한동훈이 알고도 사악한 의도로 2년을 끌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가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 의도적으로 김건희 씨에 대한 수사를 지연시켰다고 주장한 겁니다.


이러한 연락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시기적 배경 때문입니다.


해당 통화로부터 약 2주 전인 국군의 날에 윤 전 대통령이 군 장성들과의 술자리에서 한 전 대표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했다는 증언이 최근 법정에서 공개됐기 때문입니다.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은 지난 3일 법정에서 "한동훈이하고 일부 정치인들 일부 호명하시면서 당신 앞에 잡아오라고 그랬다"며 "당신이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그랬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술자리는 이른바 '비상대권' 이야기가 나온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 뉴스1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 뉴스1


검찰 수사 개입 의혹과 비상계엄 선포 의도 사이의 연결고리가 점차 드러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윤 전 대통령이 김건희 씨 불기소 처분 당일 법무부 장관에게 직접 연락을 취한 것은 검찰 수사에 대한 개입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지난해 김건희 씨를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의 급작스러운 교체를 전후해서도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박 전 장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혹이 이미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이번에 추가로 확인된 연락 내역은 이러한 의혹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증거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특검팀은 이러한 정황들을 종합해 검찰 수사 개입 의혹과 비상계엄 선포 의도 사이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내란 특검의 수사 기간은 2주 남짓밖에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김건희 국정농단' 특검은 조만간 해당 자료를 넘겨받은 뒤 검찰 수사 개입 의혹에 관한 수사에 착수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