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한인회가 외교부에 여행경보 해제를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28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재캄보디아한인회는 지난 26일 외교부에 발송한 공문을 통해 "캄보디아 사태 이후 교민 사회는 심각한 위축과 경제적 피해 속에 놓여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한인회는 "수백 건의 여행·유학·비즈니스 취소가 발생해 관광·무역·고용 전반이 중단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캄보디아는 대부분 지역이 '여행 자제' 지역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외교부는 지난달 16일 캄보디아 대학생 피살 사건을 계기로 여행경보를 발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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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외교부는 캄폿주 보코산 지역 등 범죄단지 지역에는 여행경보 4단계(여행 금지), 시아누크빌 지역에는 여행경보 3단계(출국 권고)를 적용했습니다.
대표적인 캄보디아 관광지인 수도 프놈펜과 앙코르와트가 위치한 시엠립 지역 교민들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생업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겁니다.
해당 지역은 현재 외교부에서 여행 취소 또는 연기를 권고한 곳입니다. 1년 내내 여름인 캄보디아는 이달부터 건기에 들어가 여행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평년에 비해 한국인 관광객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시엠립에서 13년째 여행업체를 운영하는 교민은 "관광객 감소로 인천·부산·대구에서 들어오던 전세기 5편이 모두 중단됐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다음 달부터 시엠립 직항 노선 운항을 계획했던 티웨이항공·에어부산·스카이앙코르항공은 캄보디아 사태로 관광객 수요 부진이 극심하자 다른 동남아지역에 해당 항공기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현지에서는 여행사뿐만 아니라 현지 가이드·식당 등 유관업체의 휴업과 폐업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재캄보디아한인회
교민은 "코로나 이후 2022년도부터 성수기에는 인천과 시엠립을 오가는 비행기가 매일 꽉 찬 채 운행했다"면서 "올해는 관광업 관련 업체의 90%는 휴업 또는 폐업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른 교민들은 인근 태국·베트남·라오스로 일자리를 찾으러 떠났다"고 덧붙였습니다.
수도 프놈펜 사정도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요식업을 운영하는 한 교민은 "13개 룸으로 구성된 식당은 요새 평균 2~3개만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작년 하루 매출이 2500달러였다면 지금은 3분의 1 수준인 700달러도 못 채울 때가 많다는 겁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단시간에 회복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교민들은 여행경보 단계가 하향돼도 이번 사태 여파가 최소 1년은 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캄보디아는 위험한 국가'라는 인식이 자리잡혔기 때문입니다.
전대식 캄보디아 아시아한상 부회장은 "프놈펜·시엠립 지역은 범죄단지가 난립했던 캄보디아 국경지대에서도 300㎞ 넘게 떨어진 곳이고, 최근에는 캄보디아 한인들의 구조 요청도 극히 드물다"며 교민들을 위한 정부의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정부는 프놈펜 등 일부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 하향을 예고한 상황입니다.
지난달 27일 이재명 대통령은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캄보디아 한국인 전담반 가동 등을 계기로 수도 프놈펜 등 일부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 하향 검토를 지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명규 캄보디아 한인회장은 "당장 캄보디아에 대한 인식이 바뀌지 않더라도 여행경보부터 하루 빨리 내려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