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암 3번 이겨내고 '제주올레 100회' 완주... 80세 올레꾼 탄생

80세 한창수씨가 제주올레길 100회 완주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그가 15년 7개월간 걸은 거리는 총 4만3700km로 지구 한 바퀴를 넘는 놀라운 수치입니다.


더욱 감동적인 것은 그가 세 차례의 암 투병 과정에서도 걷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지난 25일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한창수(80·서울)씨가 제주올레길 100회 완주를 달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제주올레길은 총 27개 코스 437km로 구성된 장거리 도보 여행길로, 한 번의 완주도 쉽지 않은 코스를 80대 나이에 100번 걸었다는 것은 기록적인 성과입니다.


올레길 100회 완주자 한창수씨(왼쪽)제주올레


한씨의 올레길 여정은 2010년 4월 4일 생일을 맞아 시작됐습니다. 딸이 올레길을 완주한 모습을 보고 '본인이라고 걷지 못하겠나' 하는 마음으로 첫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초기에는 제주도 지리에 익숙하지 않아 같은 길을 반복해서 걷거나 어둠 속에서 길을 헤매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겪으며 걷기 시작한 지 닷새도 되지 않아 제주도에 집을 구하고 본격적인 올레길 걷기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2012년부터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한씨는 2012년 흉선암을 시작으로 2013년 혈액암, 2014년 전립선암을 연이어 진단받았습니다.


image.pn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수술과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로 체력이 극도로 약해져 서 있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치료를 받지 않는 날에는 조금씩이라도 걷기를 이어가며 몸을 회복시켜 나갔습니다.


2017년 12월 21일 마침내 첫 완주증을 받은 한씨는 그 이후로도 걷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꾸준한 걷기를 통해 15년 7개월 21일 만에 총 4만3136km를 걸어 100번째 완주라는 의미 있는 선물을 받게 됐습니다. 그의 올레길에 대한 애정은 각별해서, 오르막길을 걷는 올레꾼들을 위해 직접 지팡이를 만들어 후원하기도 했습니다.


한씨는 "나에게 제주 올레길은 생명의 길이고, 나를 다시 살린 길"이라며 100회 완주 소감을 밝혔습니다.


origin_제주올레걷기축제.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그는 "지금도 여전히 매일 2만보 이상을 꾸준히 걷고 있고, 10년 안에 150번째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향후 계획을 전했습니다. 한편 지난 9월에는 제주올레 3만 번째 완주자도 탄생했습니다.


한편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도보여행 초보자들을 위해 '시작올레', '아카자봉', '지금, 올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누구나 부담 없이 올레길을 걸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