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단이 법정에서 잇따른 모독 행위를 벌이며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재판의 본질적 쟁점보다는 법원과 특검을 향한 기싸움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변호사 윤리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 뉴스1
지난 24일 JTBC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열린 김용현 전 장관의 내란 관련 재판에서 변호인단의 무례한 행동이 연이어 포착됐습니다.
재판 시작 직전 방청석에서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리자 재판장이 "어느 분이냐"고 묻자, 김 전 장관 측 이하상 변호인은 "노래가 좋으니 봐달라"는 농담을 던져 법정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에 재판장은 정색하고 "재판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관리 잘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7일 재판에서는 검사석에 특검보가 없다며 갑자기 재판 무효를 주장했고, 이날 재판에서는 검사석에 앉은 검사가 특검 파견검사가 아니라며 인사혁신처 파견명령서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심지어 불법적인 재판 참여라며 검사 퇴정과 감치까지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행태에 대해 박지영 내란특검보는 "특검을 향한 모욕적 발언 등 관련 자료를 수집 중"이라며 "변호사협회에 참고 자료를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JTBC
법조계에서는 변호인단의 이런 행태가 과연 의뢰인에게 도움이 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김 전 장관의 변호인단은 지난해 12월부터 변호를 맡아왔지만 성과는 미미합니다.
재판부는 두 차례 보석 청구를 기각했고, 지난 3월 구속 취소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지난 6월 특검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추가 기소하고 법원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을 때도 변호인단이 낸 이의신청, 집행정지 신청, 재판부 기피신청 등이 모두 기각됐습니다. 9월 구속취소 청구 역시 같은 결과였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혐의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변호인단 이하상(왼쪽), 유승수 변호사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을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1.16 / 뉴스1
변호인단의 행동은 재판이 생중계되는 상황을 의식한 여론전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법정 안 혐의 다툼보다 법정 밖 여론전에 치중하는 모습이라는 비판입니다.
이진관 재판장은 변호인단의 법정 모독 행위에 대해 감치 재판을 다시 열겠다고 예고했습니다.
대법원 규칙에 따르면 위반 행위가 끝난 후 20일까지 재판이 가능해 12월 9일까지 감치 재판이 열릴 수 있습니다.
재판부는 법원 직원, 경찰, 교도관 등을 통해 집행장을 발부해 강제 구인할 수도 있어 체포영장과 유사한 효력을 갖습니다.
법조계는 변호인의 역할이 의뢰인의 이익을 최대한 보호하는 것인데, 현재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의 행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재판의 핵심 쟁점에서 벗어난 소모적 논쟁으로 법정을 어지럽히는 것이 과연 적절한 변호 전략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