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68승 4패ㆍ승률 94%... 안세영, '10관왕' 오르며 배드민턴 여자 단식 역사 다시 썼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23)이 역사적인 순간을 맞았습니다. 


23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BWF 월드투어 호주오픈 결승에서 푸트리 와르다니(7위·인도네시아)를 2-0(21-16, 21-14)으로 제압하며 여자 단식 사상 최초 한 시즌 10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우승을 확정한 안세영은 관중석을 향해 포효한 뒤, 특별한 세리머니를 선보였습니다. 손가락 10개를 펼쳐 보인 후 하나씩 접는 동작을 취한 것입니다.


2025-11-24 07 49 35.jpgInstagram 'ausbadmintonopen'


이를 지켜본 세계배드민턴연맹(BWF) 해설진은 "여자 단식 최초의 한 시즌 10승 기록을 알고 하는 행동이다. 안세영은 진정한 '엔터테이너'"라며 감탄했습니다.


안세영의 이번 기록은 자신이 2023년에 세운 종전 기록 9회 우승을 뛰어넘은 것입니다. 


세계랭킹 5위 이내 선수 중 이번 대회에 유일하게 출전한 안세영은 대회 기간 내내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퍼펙트 우승을 완성했습니다.


결승전에서 안세영은 1세트 전반을 10-11로 뒤진 채 마쳤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한 세트에 11점 이상을 허용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안세영은 즉시 무자비한 공격을 퍼부으며 세트를 뒤집었습니다.


15-16으로 뒤지던 상황에서 마지막 6득점을 연속 스매싱으로 만들어내며 1세트를 가져갔고, 2세트도 큰 위기 없이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origin_항저우아시안게임2관왕배드민턴여제안세영.jpg2023년 10월 8일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귀국한 안세영 / 뉴스1


안세영의 이번 성과는 지난 두 시즌의 아쉬움을 딛고 일어선 결과입니다. 


2023시즌 처음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안세영은 9월까지 9번 우승했지만,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 부상을 안고 금메달을 딴 여파로 추가 우승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이 부상은 2024년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 직전까지 국제대회 세 차례 우승에 그치는 기복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건강을 되찾은 안세영은 무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며 시즌을 치르고 있는 안세영은 이날까지 68승 4패(승률 94.4%)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안세영보다 압도적인 시즌을 보낸 선수는 배드민턴 역사상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origin_셔틀콕여제안세영.jpg지난 9월 28일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코리아오픈 당시 / 뉴스1


기존의 철벽수비에 공격적인 플레이를 더한 안세영의 올 시즌 평균 경기 시간은 44분을 채 넘지 않습니다. 올해 안세영이 1시간 이상 경기한 것은 다섯 차례에 불과했으며, 5경기 모두 안세영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랠리가 길어지는 체력전에서도 안세영을 넘볼 선수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격렬한 플레이 스타일의 안세영은 올해도 부상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했습니다. 7월 중국오픈 준결승에서 2세트 도중 기권한 것입니다.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면 사상 최초로 슈퍼 1000등급 4개 대회 모두에서 우승하는 '슈퍼 1000 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무릎 부상 악화를 우려해 경기를 포기했습니다.


당시 안세영은 아쉬움에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사상 첫 한 시즌 10승 달성으로 그때의 아쉬움을 씻어낸 안세영은 남은 시즌 더 큰 역사 쓰기에 나섭니다. 다음 달 중국에서 열리는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에서 11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뉴스1안세영 / 뉴스1


안세영이 우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하면 2019년 남자 단식 11회 우승을 기록한 모모타 겐토(31·일본·은퇴)와 나란히 한 시즌 최다우승 타이기록을 세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