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에서 또 다른 문항 오류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앞서 17번 문항의 정답 부재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3번 문항에서 지문 오류로 인해 정답이 2개라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교육계에 따르면 23일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학과 교수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수능 국어 3번 문항의 지문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해당 문항은 필립 고프 오스틴 텍사스대 전 명예교수가 제시한 '단순 관점' 이론을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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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된 지문에는 '(단순 관점에서) 해독이 발달되면 글 읽기 경험을 통해서도 언어 이해가 발달될 수 있으므로 해독 발달 후에는 독서 경험이 독해 능력 발달에 주요한 기여를 한다고 본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병민 교수는 이 문장이 단순 관점 이론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단순 관점에서 말하는 언어 이해는 읽기 능력이 아닌 '듣기 능력'을 의미하기 때문에, 글 읽기 경험을 통해 언어 이해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는 설명 자체가 이론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해당 지문을 바탕으로 한 3번 문항은 언어 이해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 A와 해독 능력이 부족한 학생 B를 제시하고, 단순 관점을 바탕으로 이들을 이해한 내용 중 적절하지 않은 것을 찾는 문제입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정답은 4번 '갑은 학생 B가 단어를 올바르게 발음하지는 못하지만, 글 읽기 경험을 통해 중심 내용은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겠군'입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 3번 문항.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하지만 이 교수는 3번 선택지인 '갑은 학생 A의 언어 이해가 구어 의사소통 경험뿐 아니라 글 읽기 경험을 통해서도 발달될 수 있다고 생각하겠군' 역시 정답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문 내용만 보면 4번이 정답이지만, 실제 단순 관점 이론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3번도 틀린 진술이라는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이병민 교수는 읽기와 언어 관련 이론을 전공한 학자로, 해당 지문에 등장하는 고프의 단순 관점을 10년 넘게 연구하고 강의해온 전문가입니다.

그는 소셜미디어 게시글에서 "출제자들은 지문을 토대로 3번도 맞는 진술이라고 주장할 것이나, 지문 속 단순 관점 이론에 대한 설명이 틀렸기 때문에 3번도 자연스럽게 틀린 내용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수능 국어 영역을 둘러싼 문제 오류 지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에는 이충형 포항공대 철학과 교수가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인격 동일성 개념을 다룬 17번 문항에 정답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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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형 교수는 국어 17번 문항과 관련된 '수적 동일성' 개념을 활용한 수정란과 초기 배아 지위 논문으로 철학자 연감이 선정한 '2022년 최고의 철학 논문 10편'에 포함된 이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17일까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수능 문항 이의 제기를 접수받았으며, 심사를 거쳐 25일 최종 정답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