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 족도 해상에서 발생한 대형 카페리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 좌초 사고를 둘러싸고 온라인상에서 악성 댓글과 지역 비하 발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다행히 인명피해 없이 탑승객 전원이 구조된 이번 사고에도 불구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각종 온라인 플랫폼에는 사고와 전혀 무관한 근거 없는 비방과 모독성 댓글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진 제공 = 목포해경
일부 누리꾼들은 사고 발생 지역이 신안군이라는 점을 악용해 "염전 노예 사건의 주모자가 사는 신안", "지방자치단체도 공범인 신안"이라는 식의 댓글을 게시했습니다.
또한 "전라도 앞 바다에서 일어났지만 대통령이 좌파라서 이건 무죄"나 "이 사고는 좌파의 공작"과 같은 정치적 편견이 담긴 댓글도 연이어 올라왔습니다.
탑승객 267명 전원이 무사히 구조됐다는 긍정적인 소식을 전하는 기사에도 악성 댓글러들은 "이번에는 어떤 걸 묻으려고 고스톱을 짜고 치느냐"며 "계획한 사고", "자작극"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고를 정치적 이념으로 해석하며 11년 전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는 댓글 논쟁까지 벌어졌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이번 사고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대형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온라인 댓글창과 SNS를 통해 피해자와 유가족을 욕보이고 특정 지역을 모욕하는 행위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iymagesBank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특정 커뮤니티에서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들이 대량으로 게시된 바 있습니다.
최근 발생한 다른 참사들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10·26 이태원 참사와 12·29 제주항공 참사 당시에도 SNS상에서 참사 피해자를 모독하는 댓글이 확산됐습니다.
이태원 참사의 경우 3년간 2차 가해 신고 건수만 166건으로 집계됐으며, 제주항공 참사 역시 올해 8월 기준 65명이 2차 가해 행위로 검거됐습니다.
퀸제누비아2호는 지난 19일 오후 4시 45분께 제주에서 목포를 향해 항해하던 중 족도에 좌초되어 선수 부분이 섬에 얹혔습니다.
탑승객 267명(승객 246명·승무원 21명) 전원이 구조됐으나, 좌초 충격 여파로 30명이 통증을 호소해 병원 치료를 받거나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