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고등학생이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허위 협박하고 경찰을 조롱하는 글을 올려 구속됐습니다.
지난 20일 인천경찰청 형사기동대는 공중 협박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교생 A군을 구속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최상수 인천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후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피의자는 소년으로서 구속해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고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군은 지난달 13일부터 17일까지 총 7차례에 걸쳐 119안전신고센터 홈페이지에 인천 서구 대인고등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 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첫 번째 협박 글에서 A군은 '대인고에 찾아가 칼부림하고 폭발물을 설치하겠다'는 내용을 작성했으며, 이로 인해 학교 측은 임시 휴교 조치를 취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A군이 경찰의 대응을 조롱하는 글까지 올렸다는 점입니다.
지난달 14일에는 '어제 예고한 것은 경찰 때문에 못 죽였다. 오늘 마침 모의고사 날이고 어제 한 번 경찰 떴으니까 오늘은 내가 예고해도 안 갈 것 같아서 예고한다'는 글을 게시했습니다.
A군의 도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16일에는 '대인고 폭파 사건 작성자다. 나 절대 못 잡죠. VPN 5번 우회하니까 아무것도 못하죠'라며 경찰 수사를 비웃는 글을 올렸습니다.
또한 '4일 동안 수고 많으셨다. 전담 대응팀이니 하시더군요. 보면서 웃었습니다'라는 내용으로 경찰을 조롱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경찰과 소방당국은 A군의 협박에 대응해 학교 출입을 통제하고 주변 순찰을 강화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지만, 실제로는 폭발물이나 흉기 등 위험물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A군이 VPN을 통해 IP주소를 여러 차례 우회시켜 경찰 추적을 어렵게 만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최근 경기 광주지역 학교와 인천국제공항 등을 대상으로 게시된 협박 글도 A군이 작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A군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