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신안 좌초 여객선, 선장·1등 항해사 경찰 입건... "뉴스 보다가"

해경이 전남 신안군 장산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대형 여객선 좌초 사고와 관련해 일등항해사와 조타수 등 2명을 긴급체포했습니다.


20일 해경에 따르면 목포해양경찰서는 퀸제누비아2호의 일등항해사 A씨(40대)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B씨(40대)를 중과실치상 혐의로 긴급체포했습니다.


신안 해상서 좌초된 여객선 승객 267명... 현재 구조 상황은목포해양경찰서


해경 조사 결과 A씨는 사고 당시 휴대전화를 보느라 변침(방향 전환) 시점을 놓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퀸제누비아2호는 사고 지점인 족도에서 약 1600m 떨어진 곳에서 변침해야 했지만, A씨는 무인도 100m 앞에 다다라서야 이를 인지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한 A씨는 수동 조종이 필수인 협수로 구간에서 자동항법장치에 운항을 맡기고 휴대전화에 집중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로 인해 선박은 방향 전환 타이밍을 잃었고, 결국 무인도에 돌진해 선체 절반이 바위에 걸터앉는 대형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해경은 자동항법장치 목적지가 족도로 설정돼 있었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고 있으며, A씨가 사고 위험을 족도 약 100m 앞에서야 인식했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A씨는 최초 진술에서 "변침이 늦었다. 타가 먹히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승객 구조 직후 해경이 1차 육안 감식을 바탕으로 추궁하자 휴대전화 사용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경은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포렌식을 의뢰했습니다. 사고 직전 어떤 용도로 휴대전화를 사용했는지, 사고와의 인과성이 있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것입니다.


목포해양경찰서목포해양경찰서


해경은 또한 A씨와 B씨에게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선장 C씨(60대)도 형사 입건돼 조사 중입니다. C씨는 사고 당시 근무 시간이 아니라며 조타실이 아닌 곳에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지만, 해경은 "협수로 등 위험 구간에서는 선장이 직접 조타실에서 지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해경은 사고 당시 C씨의 위치와 행적을 추가로 확인할 예정입니다.


한편 퀸제누비아2호는 지난 19일 오후 4시45분 제주에서 승객 246명, 승무원 21명 등 267명을 태우고 목포로 향하던 중 오후 8시16분 신안군 장산도 인근 무인도 족도에 좌초했습니다. 충격으로 승객 27명이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분산 이송됐으며, 모두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