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다 번졌어요"... 수능 컴싸 민원, 특정지역서만 빗발친 이유 있었다

'2026 대학수학능력시험' 고사장에서 배부된 컴퓨터용 사인펜 불량으로 인한 수험생들의 항의가 빗발친 가운데, 해당 민원이 특정 지역에서만 발생한 이유가 공개됐습니다.


지난 19일 SBS는 올해 수능 이의 신청 675건 가운데 '사인펜 문제'를 호소하는 민원이 100여 건을 넘겼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문제는 서울, 경기, 강원지역 수험생들을 중심으로 제기됐으며 특히 경기 지역에 사례가 집중됐습니다.


실제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는 사인펜 잉크가 번지면서 다른 선택지까지 칠해지거나, 잉크가 새어 나와 답안지를 여러 번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이의신청이 여러 건 제기됐습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3일 오전 경기 화성시 동탄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지와 답안지를 작성하고 있다. 2025.9.3 / 뉴스1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한 수험생은 게시판에 "종료 5분 전 답지를 마킹하는데 사인펜이 심하게 번져 다른 선지 답안에 색칠이 됐다"며 "답안지 전체를 바꿔야 하는데 시간이 충분치 않아 그대로 제출했다. 번짐 현상으로 표기가 잘못된 것을 수정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또 다른 수험생은 "사인펜 잉크가 쏟아져 펜을 두 번이나 교체했다"며 "교체되는 동안 평정심을 잃어 시간 조절이 어려웠다"고 토로했습니다.


불량으로 추정되는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인해 답안지를 교체하고 재차 마킹을 진행하는 등 불필요한 시간을 허비했다는 건데요.


이 같은 수험생들의 불만이 '특정' 지역에서만 빗발친 이유가 있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수능 사인펜은 시·도 교육청이 자체 계약해 확보한 뒤 관할 지역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에게 배부하는 구조인데요.


매체에 따르면 경기교육청은 경쟁입찰로 한 납품업체를 선정해 22만 9천여 자루를 3900여만 원(한 자루당 171원 상당)에 계약했고, 서울교육청은 지난해와 동일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고 17만 1천여 자루를 2000여만 원(한 자루당 120원 상당)에 납품받았습니다.


지역마다 각기 다른 컴퓨터용 사인펜이 수험생들에게 배포된 상황.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사인펜 납품 계약의 투명한 공개 및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품질 문제와 납품 과정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종합 점검을 해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