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답안 마킹용 컴퓨터 사인펜 불량으로 인한 수험생들의 피해 호소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15일 오전 기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수능 문제·정답 이의 신청 게시판'에는 컴퓨터용 사인펜 관련 이의신청이 15건 접수됐습니다.
수험생들이 제기한 문제는 주로 사인펜 잉크가 번지면서 다른 선택지까지 칠해지거나, 잉크가 새어나와 답안지를 여러 번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내용입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오전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시험 준비를 하며 컴퓨터용 사인펜 마킹 연습을 하고 있다. 2025.11.13/뉴스1
한 수험생은 게시판에 "종료 5분 전 답지를 마킹하는데 사인펜이 심하게 번져 다른 선지 답안에 색칠이 됐다"며 "답안지 전체를 바꿔야 하는데 시간이 충분치 않아 그대로 제출했다. 번짐 현상으로 표기가 잘못된 것을 수정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또 다른 수험생은 "사인펜 잉크가 쏟아져 펜을 두 번이나 교체했다"며 "교체되는 동안 평정심을 잃어 시간 조절이 어려웠다"고 토로했습니다.
영어 영역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수험생은 "컴퓨터용 사인펜 불량으로 인해 OMR 답안지를 3번 교체했다"며 "감독관이 답안지와 사인펜을 늦게 교체해줘 마지막 답안지를 작성할 때 답을 다 옮겨 적지 못한 채로 제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수험생은 "블로그에서 어떤 수험생은 같은 일이 일어나자 감독관이 따로 시험 본부로 불러 정답 마킹을 하게 해줬다는 글을 봤다"며 "같은 상황에서도 다르게 대처한 것은 공정성이 어긋나는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수능 당일인 13일 경기도 김포, 시흥, 용인, 고양 지역 일부 시험장에서 컴퓨터용 사인펜 번짐 현상이 보고됐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해당 지역 수험생들은 시험 도중 "답안지에 마킹하는 데 사인펜이 번져서 표시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감독관에게 전했습니다.
당시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불량 사인펜 문제로 사인펜을 교체 지급한 건수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같은 시험장의 모든 수험생이 그런 문제를 제기한 건 아니어서 대량이 아닌 소량의 사인펜만 불량인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도 이러한 사실을 알렸고 평가원 측에서 학생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조치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