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을 상대로 실시한 참고인 조사에서 김건희 여사의 경복궁 어좌 착석 경위가 구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14일 이 전 위원장은 파악된 바에 따르면, 김 여사가 어좌의 과학적 설계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갑작스럽게 앉았다고 진술했습니다.
김건희 여사와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등이 지난 2023년 9월 경복궁 경회루를 방문했을 때의 사진 / 뉴스1
특검팀은 지난 13일 이 전 위원장에 대한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 2023년 9월12일 김 여사와 함께 경복궁 근정전을 방문한 배경을 질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전 위원장은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맞이 행사를 준비하기 위한 동선 점검이 목적이었으며, 문화재청과 대통령실의 요청으로 설명을 위해 참석했다고 답변했습니다.
김건희 여사의 어좌 착석 과정에 대한 이 전 위원장의 진술은 더욱 상세했습니다.
그는 김 여사에게 "어좌에 앉아서 내려다보면 월대가 낮에는 해가 반사돼서 비치고, 밤에는 달이 반사돼서 비친다. 그래서 어두울 거 같지만, 임금 어좌는 과학적으로 만들어져서 실제로 앉으면 신하들 모습이 다 보인다"고 설명했다고 밝혔습니다.
근정전 어좌 / gettyimagesBank
이러한 설명을 들은 김 여사가 갑자기 어좌로 가서 앉았다는 것이 이 전 위원장의 증언입니다.
당시 현장에는 최응천 전 국가유산청장과 경호 요원 등 여러 명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날 방문은 휴궁일에 이뤄진 비공개 방문이었으며, 김 여사가 국보 223호인 근정전 내부에 들어가 임금의 의자인 어좌에 앉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근정전 중앙에 위치한 어좌는 조선시대 임금이 사용했던 의자로, 뒤편에는 해와 달, 5개의 봉우리, 소나무, 폭포, 파도 등이 그려진 '일월오봉도'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는 왕권의 상징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문화재로 여겨집니다.
한편 이날 참고인 조사를 받은 이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 초기 김 여사에게 금거북이 등 금품을 제공하고 국가교육위원장 임명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4월12일 은평구 진관사에서 김 여사에게 인사 관련 자료를 전달했으며, 같은 달 26일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금거북이를 건넸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김건희 여사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