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난 13일 실시된 가운데, 국어영역에 등장한 특별한 문제들이 수험생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국어영역 18~21번에 출제된 '수궁가' 지문은 밴드 이날치의 히트곡 '범 내려온다'를 떠올리게 하는 내용으로 수험생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수궁가 지문에는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송림 깊은 골로 한 짐승이 내려온다"라는 엇모리의 구절이 포함되어 있어,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 가사와 동일한 내용이 등장했습니다.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이와 관련된 반응들이 쏟아졌습니다.
한 수험생은 "문제를 푸는 동안 머리에서 '범 내려온다' 노래가 계속 들리는 듯했다"고 적었으며, 다른 수험생은 "나도 모르는 사이 콧노래를 흥얼거렸다"는 경험담을 공유했습니다.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는 2020년 한국관광공사의 해외홍보 유튜브 채널 '이매진 유어 코리아(Imagine Your Korea)'에서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며 큰 인기를 얻었으며, 해당 게시물의 조회수는 14일 기준 5300만회를 넘어섰습니다.
2026학년도 수능 국어영역 지문 일부 발췌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가 국어와 영어 영역의 고난도 문제에 동시에 등장한 점도 주목받았습니다.
국어영역 14~17번 문제는 칸트를 비롯한 영국과 프랑스의 현대 철학자들의 인격 동일성에 관한 주장을 이해해야 하는 문항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수험생들은 영혼을 곧 인격이라고 볼 수 있는지 등 지문을 관통하는 주제가 추상적이어서 어려웠다고 평가했습니다.
영어영역 34번 빈칸 추론 문항에도 칸트 관련 내용이 출제되었습니다. 이 문제는 칸트의 '법이 안전과 평화뿐 아니라 자유를 보장해준다'는 철학적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되었습니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부산 남구 대연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 뉴스1(공동취재)
국어영역 10~13번 독서 문제에는 선형 열팽창 계수와 곡률, 곡률 반지름, 휨 민감도, 반응 완료 시간 등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적인 개념들이 등장해 수험생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한 재수생은 "올해 국어영역은 쉬운 문제와 변별력 있는 문제의 간극이 크게 느껴졌는데 특히 선형 열팽창 계수 관련 지문은 문과생이라면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EBS 대표강사인 한병훈 덕산고 교사는 해당 지문의 난이도에 대해 "지문에 명확한 근거가 제시돼 과도한 추론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변별력 있는 고난도 문항이지만 킬러문항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해당 문항은 EBS 교재와 연계된 과학·기술 지문에 기반을 두며 교육과정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YouTube 'Imagine Your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