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3일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능을 포기하고 시위에 나섰다 는 취지의 인증글이 올라와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디시인사이드 '미국 정치 마이너 갤러리' 게시판에 "수능 포기하고 나왔다!"라는 제목으로 게재됐습니다.
글쓴이 A씨는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오늘 시위 있다고 해서 수능 포기하고 나옴! 윤어게인!" 이라는 짧은 글과 함께 '시험 포기 확인증' 인증샷을 남겼습니다. 인증샷에는 수험생들에게 지급된 '수능 샤프'도 담겨 있습니다.
실제 글이 올라온 9시 30분에는 교육부가 미리 예고한 대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전국 1310개 시험장에서 실시되고 있었습니다. 수험생들 다수가 국어 과목 시험을 치르고 있을 시간에, A씨는 수능을 포기했다는 인증글을 올린 셈입니다.
뉴스1
다만 A씨가 정식으로 수능 원서를 접수한 뒤 실제로 시험장을 떠났다고 해도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N수생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수능은 고3 뿐만 아니라 재수생·N수생 등 다양한 연령대가 응시할 수 있는 만큼, 글쓴이의 신분과 상황은 알 수 없습니다.
이 글은 이후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퍼졌습니다. 커뮤니티 더쿠 스퀘어 게시판에는 해당 캡처를 옮겨 담으며 '보는 사람이 주작이길 바라게 만든다는 고3 인증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고, 40여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갑론을박이 이어졌습니다.
누리꾼들은 "저렇게 살라고 하자", "어차피 수능 봐도 좋은 대학 갈 점수는 아닐 것 같다", "수험표 찍으려고 일부러 접수한 것 아니냐" 등 냉소적인 반응을 주로 보였습니다. 한 누리꾼은 "고3이 아니라, 관심을 받으려고 응시만 한 나이 많은 사람 같다"는 의심도 남겼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보는 사람이 차라리 주작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글의 진위를 떠나 씁쓸함을 드러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수능을 포기했다 는 표현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우세한 분위기입니다.
반면 소수지만 "수능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정말로 본인 인생을 걸고 선택한 것이라면 남이 간섭할 일은 아니다"라는 의견도 보였습니다. 다만 이런 댓글 역시 "수능을 시험장 앞에서 그만두는 행위를 굳이 온라인에 정치 슬로건과 함께 인증할 필요가 있느냐"는 문제의식을 함께 담고 있습니다.
글 말미에 적힌 '윤어게인'이라는 표현은, 최근 몇 달간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층 일부가 사용해 온 구호입니다. 서울과 경주 등지에서 열린 집회 현장에서는 윤어게인 피켓과 함께 윤 전 대통령 복귀, 부정선거 주장 등을 내세운 시위가 이어져 왔고, 일부 집회에서는 혐오 표현과 고성, 소음 민원 등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디시인사이드 '미국 정치 마이너 갤러리'
이번 인증글을 두고 SNS에서는 "정치 성향과 무관하게 수능날 아침에 이런 글이 올라오는 현실이 씁쓸하다", "청소년·청년층까지 극단적인 정치 구호에 끌려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옵니다. 동시에 "온라인 정치 커뮤니티 특성상 자극적인 설정글 이나 장난글 일 가능성도 있다며, 글의 진위를 섣불리 단정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