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냄새 때문에 괴로워"... 지하철서 보쌈·순대 먹는 '먹방족'에 승객 민원 폭주

서울 지하철에서 음식을 섭취하는 승객들로 인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노약자석에서 쌈을 싸먹거나 보쌈을 꺼내놓고 식사하는 극단적인 사례까지 나타나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서울시의회 윤영희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서울 지하철 내 음식물 취식과 관련된 민원이 총 4197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도별 현황을 살펴보면 2021년 1009건을 기록한 후 2022년 620건으로 감소했으나, 2023년 833건, 2024년 907건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2025년에는 9월까지만 828건이 접수되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민원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김밥, 김치, 순대, 고구마 등 냄새가 강한 음식부터 컵라면, 감자튀김, 만두, 오징어, 캔맥주, 도시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식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올해 7월부터 9월까지는 열차 안에서 맥주, 소주, 막걸리를 마시는 승객들이 늘어났다는 민원이 연이어 접수되었습니다.


실제 승객들의 불만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한 승객은 "냄새가 심해 토할 것 같았다"며 "아이와 함께 타고 있는데 너무 괴로웠다"고 호소했습니다. 또한 "방송이 나와도 먹는다"는 불만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취식자가 이어폰을 끼고 있어 안내방송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과 함께 "신고해도 이미 하차해 제재가 어렵다"는 문제점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공공장소에서의 기본 예절을 무시한 '지하철 먹방' 영상들이 온라인상에서 확산되면서 시민들의 불쾌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4월에는 한 남성이 공항철도 객차 내 노약자석 세 자리를 차지한 채 상추쌈을 싸먹는 영상이 제보되어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해당 남성은 비닐장갑을 낀 채 김치와 고추를 꺼내 식사하는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10월에도 지하철 2호선에서 한 여성이 보쌈과 김치를 꺼내놓고 식사하는 장면이 SNS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제보자는 "보쌈에 국물, 김치까지 다 꺼내놓고 먹고 있었다"며 "냄새가 진동하고 흘린 조각들로 주변이 엉망이었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게시물은 빠르게 확산되며 "기본예절조차 없다"는 비판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현재 서울 시내버스에서는 2018년부터 음식물 및 음료 섭취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당시 '서울특별시 여객자동차운수사업 조례' 개정을 통해 이러한 내용이 명문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지하철에는 이와 같은 금지 조항이 없어 '음식 냄새'와 '음주 취식'으로 인한 갈등과 민원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윤영희 의원은 "과거 버스 내 음식물 취식 금지 조례도 처음엔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시민 의식 속에 자연스럽게 정착됐다"며 "지하철 역시 시민 여론을 폭넓게 수렴해 음식물·주류 취식 금지 조항을 제도적으로 검토할 시점"이라고 밝혔습니다.


해외 주요 도시들은 이미 지하철 내 음식물 섭취에 대해 강력한 제재 조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지하철 내 음식물 섭취 시 최대 500싱가포르달러(약 5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며, 홍콩은 공공교통 내 음식 섭취 시 2000홍콩달러(약 35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