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분으로 위장해 항문에 숨겨... 45억원 마약 밀반입 일당 검거

유럽에서 케타민 등 신종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해 수도권 유흥업소에 유통한 대규모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마약을 인분 형태로 포장해 항문에 숨기는 등 치밀한 수법으로 공항 보안 검색대를 통과했습니다.

압수한 케타민, 엑스터시 등 마약류 / 강원경찰청

12일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국내 밀반입책 A(27)씨 등 48명을 검거해 이 중 18명을 구속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영국·프랑스서 45억원 규모 밀반입

경찰 수사 결과 A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4차례에 걸쳐 영국과 프랑스에서 케타민, 엑스터시 등 신종 마약류 45억원 규모를 국내로 밀반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이 밀반입한 마약은 주로 서울과 경기도 일대 유흥업소를 통해 유통됐습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케타민 8.8㎏과 필로폰 약 100g, 엑스터시 약 500정, 합성 대마 330㎖ 등 시가 40억원 상당의 마약류를 압수했습니다. 이는 3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인분 모양으로 소분된 케타민 / 강원경찰청

압수품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신종 마약류로 지정한 '케타민 원석(펜사이클리딘 유사체)'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인분 포장으로 X-ray 검색 무력화

밀반입책 4명(국내인 2명, 네덜란드 국적 남녀 2명) 중 네덜란드인 2명은 케타민과 엑스터시 약 2.4㎏을 인분 형태로 포장해 항문 속에 숨겨 국내로 들여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육안과 X-ray 검색으로는 식별이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온라인 유통 총책의 지시를 받아 현지 조직원으로부터 마약을 직접 건네받은 뒤 국내로 반입했습니다.

점조직 형태로 비대면 유통

국내 조직은 철저한 점조직 형태로 운영됐습니다. 밀반입된 마약은 서울·경기 일대 원룸이나 야산 등에 '던지기' 방식으로 은닉됐고, 운반책이 이를 수거해 소분·재포장한 뒤 다시 다른 장소에 숨겼습니다.

판매책은 마약을 숨긴 장소의 좌표를 촬영해 구매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비대면 판매를 진행했습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직접적인 접촉 없이도 마약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1년간 추적 수사로 검거

경찰은 온라인상 위장 거래 등을 통해 이들의 동선을 추적했습니다. 약 1년에 걸친 수사 끝에 전체 조직원 48명을 일망타진했습니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국내로 유입되는 마약 루트가 동남아에서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공항·세관과의 공조 수사 체계를 강화하고 국제 공조를 확대해 해외 공급망 차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