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6일(화)

"카톡, 인스타처럼 바뀐다"... 다음 달, SNS 전환에 '숏폼'까지 추가

카톡, 드디어 '피드형'으로


메신저 카카오톡이 이제 SNS로 탈바꿈합니다. 다음 달부터 초기 화면인 '친구' 탭을 전면 개편하는 것인데요. 


지금까지는 전화번호부 형식으로 이름을 나열하는 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친구들이 올린 게시물을 피드 형태로 보여주는 소셜미디어식 화면으로 바뀐다고 합니다.


2010년 출시 이후 유지돼 온 기본 UI(사용자 환경)가 15년 만에 대대적으로 바뀌는 셈입니다.


정신아 카카오 CEO / 뉴스1정신아 카카오 CEO / 뉴스1


지난 7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정신아 카카오 최고경영자(CEO)는 "카카오톡의 첫 번째 탭인 친구 탭은 단순한 친구 목록에서 일상을 공유하는 서비스로 변화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개편 이후 친구 탭 하단에는 피드 형태로 친구들이 공유한 콘텐츠를 모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9일 카카오 관계자도 "초기 화면이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형태로 바뀌는 것"이라며 "카카오톡을 메신저를 넘어 일상 공유 플랫폼으로 활용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인 변화는 다음 달 열리는 연례 개발자 행사 '이프 카카오'에서 공개됩니다.


체류 시간 늘리고 광고 수익 확대 노려


카카오는 이번 개편을 통해 이용자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앱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은 2021년 5월 822분에서 지난해 5월 731분으로 줄었습니다.


회사는 친구 탭이 피드형으로 바뀌면 이용자들이 게시물을 보기 위해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인스타그램처럼 광고를 배치할 수 있어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카카오 내부에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와 함께 "급격한 변화로 오히려 불편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하고 있습니다.


ChatGPT Image 2025년 8월 20일 오전 11_09_04.pn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ChatGPT


"채팅이 본질인데..." 이용자 반발 가능성


일각에서는 이번 변화가 카카오톡의 정체성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카카오톡은 출시 직후 전화번호부 형식을 그대로 옮겨와 문자메시지처럼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기 때문에 세대를 불문하고 폭넓은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는데, 인스타그램처럼 바뀔 경우 이에 익숙지 않은 중년·고령 이용자들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개인주의적 특성'이 강한 이들의 경우 원치 않는 지인이나 거래처 사람들에게까지 일상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데, 변화한 환경에서 이것들이 노출돼야 한다면 카카오톡을 떠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소셜미디어로서의 한계'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입니다. 


특히 카카오가 앞서 2023년 '스토리' 기능과 유사한 '펑'을 출시했지만 반응은 미미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는 뼈아픈 지적도 나옵니다. 이번 '친구 탭' 개편이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또 하나의 실험으로 남을지는 향후 이용자 반응이 판가름할 전망입니다.


현재 카카오톡 '친구' 화면 / 사진=인사이트현재 카카오톡 '친구' 화면 / 사진=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