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의 비극, 또 다른 새끼 남방큰돌고래 폐어구에 걸려
제주 해상에서 폐어구에 걸린 새끼 남방큰돌고래가 또다시 발견되어 해양 생태계 보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오승목 다큐멘터리 감독(다큐제주)에 따르면 전날(26일) 오후 1시 50분경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해상에서 폐어구에 걸린 새끼 돌고래와 어미가 함께 헤엄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다큐제주
오승목 감독은 "지난 24일 '김녕요트'라는 요트업체로부터 낚싯줄에 걸린 새끼 돌고래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정밀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그 결과 이틀 만에 구좌읍 종달리 해상에서 해당 돌고래를 발견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새끼 돌고래의 지느러미와 꼬리 부분에 폐어구가 감겨있는 모습이 선명하게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새끼 돌고래와 어미 주변에 이미 폐어구에 걸린 것으로 알려진 성체 돌고래 '행운이'도 함께 유영하는 장면이 포착됐다는 것입니다.
멸종위기 남방큰돌고래의 위기, 해양쓰레기 문제 심각
이번 사건은 제주도가 행운이를 긴급 구조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한 시점에 발생해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제주 연안에는 국제 멸종위기종인 남방큰돌고래가 단 120여 마리만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보호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오승목 감독은 "현재 행운이와 새롭게 발견된 새끼 돌고래 모두 움직임이나 컨디션은 양호한 상황"이라면서도 "제주 바다가 해양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낚시에 관한 체계적인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디큐제주
더욱 가슴 아픈 것은 같은 날 주변 해상에서 또 다른 비극적인 장면이 포착됐다는 점입니다.
이미 죽은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새끼 남방큰돌고래를 어미가 수면 위로 계속해서 들어 올리는 안타까운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오 감독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제주에서 공식적으로 확인된 새끼 돌고래의 죽음은 4마리에 달합니다.
이는 2023년 11월 낚싯줄에 걸린 새끼 돌고래 '종달이'의 사례를 떠올리게 합니다.
당시 시민단체와 돌고래 긴급구조단이 여러 차례 구조를 시도했지만, 종달이는 결국 1년 8개월 만에 자취를 감추며 사실상 폐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