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월)

고양이 눈빛이 기분 나빴다며 불 지른 방화범... 문 두드리며 화재 알린 경찰관이 주민 65명 살렸다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빛난 경찰관의 신속한 대응


지난 5월 20일 새벽 4시 45분경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서 접수된 112 신고가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 있었습니다.


24일수원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산남지구대 소속 정지훈 경사가 신속한 대응으로 주민 65명의 생명을 구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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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경사는 현장에 도착해 신고자로부터 "인근 아파트에서 벽돌이 날아온 것 같아 가보니 재떨이 위 빗자루에 불이 붙어 있었고, 이상한 사람이 얼굴을 가리고 도망갔다"는 충격적인 진술을 들었습니다.


즉시 아파트 단지로 뛰어올라간 정 경사는 1층 세대에 불이 붙은 것을 확인하고 112상황실에 지원을 요청했으며, 경비실에는 주민 대피 방송을 요청했습니다.


화마와의 사투, 주민 구조 위한 용기 있는 행동


정 경사는 인근 주민들에게 소화기를 요청해 3대를 건네받아 자체 진화를 시도했으나, 급속도로 번지는 불길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대규모 인명 피해를 우려한 그는 소방당국이 도착하기 전까지 연기로 가득 찬 아파트 복도를 뛰어다니며 각 세대 문을 두드려 화재 발생 사실을 알렸습니다. 이러한 신속한 대응 덕분에 주민 65명이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등 수사를 통해 같은 아파트 다른 동에 거주하는 50대 남성 A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했습니다.


같은 날 오후 12시 22분, 주거지에 있던 A 씨를 현주건조물방화치상 및 재물손괴 혐의로 긴급 체포했으며, 같은 달 23일 구속 송치했습니다.


황당한 방화 동기와 피해 상황


조사 결과, A 씨는 당일 새벽 술에 취해 아파트 흡연장에서 도로변 쪽으로 벽돌을 던지는 등 소란을 피운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1층 세대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쳐다보자 "눈빛이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불을 지른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이 황당한 범행으로 차량 2대가 벽돌에 의해 천장 철판이 찢어지거나 차체가 찌그러지는 등 재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또한 해당 아파트 주민 4명이 연기를 흡입하고, 1명이 1층 베란다에서 지상으로 뛰어내리다 왼쪽 발등에 골절상을 입는 등 인명 피해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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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경사는 "독한 연기를 마시고 잠시 비틀거리다 쓰러질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으나 큰 피해 없이 사건이 해결돼 다행"이라며 "앞으로도 업무를 익히며 제게 주어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은 경찰 활동을 알리고 시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다양한 현장 사례를 콘텐츠로 제작·공유하는 '나는 경찰'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경찰은 공동체 신뢰를 저해하는 3대 기초질서(교통·생활·서민경제) 미준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해당 사건을 11번째 사례로 선정하고 관련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