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목)

국내 1호 마약탐지견, 은퇴 9년 만에 무지개다리 건너

국내 1호 마약탐지견 '큐', 은퇴 9년 만에 무지개다리 건너


국내 최초의 마약탐지견으로 활약했던 '큐'(Q)가 은퇴 9년 만에 생을 마감한 소식이 뒤늦게 전해졌습니다.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큐는 지난 7일 1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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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는 같은 날 오후에 수목장으로 진행되었으며, 생전에 즐겨 놀았던 라일락 나무 아래에 안장되었습니다.


검은색 래브라도 리트리버 수컷인 큐는 2010년 11월 20일에 태어나 경찰견으로 선발되었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폭발물 탐지견으로 공항 등에서 활동하다가 2012년 8월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국내 최초의 마약탐지견으로 발탁되었습니다. 관세청 위탁교육을 마친 후에는 주요 마약 사건 수사에 투입되어 큰 성과를 거두었는데요. 특히 서울 서남부권에서 활동하던 필로폰 유통 판매책과 투약자 30명을 검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마약탐지견에서 가정견으로, 큐의 제2의 인생


큐는 2016년 1월, 6세의 나이(사람 나이로 약 50세)에 서울경찰특공대에서 은퇴했습니다.


대형견은 상대적으로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불가피한 결정이었습니다.


origin_숨긴마약찾아낸다마약탐지견의수색.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경찰견은 임무 수행이 어려울 정도로 노쇠하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었을 때 은퇴가 결정되는데, 은퇴 후에는 주로 경찰관에게 분양됩니다.


큐의 경우, 당시 부산 김해공항경찰대 폭발물 탐지팀장이었던 김민철 경위가 10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분양받아 새로운 가족이 되었습니다.


분양 후 큐는 김 경위가 키우던 동갑내기 베이지색 리트리버 '포순이'와 '결혼'하여 신혼생활을 즐겼습니다. 하지만 2018년 포순이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서 큐는 그 후로 혼자 지내야 했습니다. 두 마리 사이에 새끼는 없었다고 합니다.


은퇴 후에도 큐는 민간 교육견으로서 무료봉사 활동을 통해 어린이들과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김 경위와 함께 현장을 방문하며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2025-07-11 13 45 22.jpg김민철 교관과 큐(오른쪽 검정 리트리버), 그리고 큐의 아내 포순이 / 김민철 경찰견종합훈련센터 양성교관 제공.


김 경위는 "경찰견은 단순한 장비가 아닌 생명체로, 사람으로 치면 국가유공자"라며 "'국가봉사동물'에 대한 예우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