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수천마리 백로떼 습격'... 아파트 주민들 악취·소음에 '멘붕'

백로 서식지 옆 아파트, 여름철 '불청객' 백로떼에 골머리


전남 나주시 송월동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인근에 서식하는 백로떼로 인해 심각한 생활 불편을 겪고 있다.


9일 전남 나주시에 따르면, 이 아파트 인근 부지에는 1000마리 이상의 백로가 둥지를 틀고 생활하고 있다.


인사이트전남 나주 송월동의 한 아파트 인근에 백로떼가 서식하면서 주민들이 악취와 소음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 뉴스1 


이 백로들은 영산강변에서 먹이 활동을 하며 이곳에 서식지를 형성했는데, 올해 1월 이 서식지 바로 옆에 1500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입주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저녁이면 백로 수천마리가 아파트 옆에서 울어댑니다."&


아파트 주민들은 백로들의 늦은 저녁 울음소리와 다량의 분변으로 인한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심지어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활보하는 백로를 보는 것이 일상이 되었으며, 주차장이 분변에 뒤덮이는 사례도 발생했다.


인사이트뉴스1


최근 한 달 사이 나주시에 접수된 이 아파트의 백로 관련 민원은 10여 건에 달한다.


야생동물 보호와 주민 불편 사이의 딜레마


처음에는 백로 서식지가 먼저였다는 점을 인정하고 공존을 모색했던 주민들도 여름철이 되자 심각해진 생활 불편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나주시도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백로는 보호조류로 분류된 야생동물이며, 특히 7월은 번식기이기 때문에 포획이나 둥지 제거가 불가능하다.


나주시는 아파트 입주자 대표와 야생조류 전문가들과 함께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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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 관계자는 "인공 둥지를 만들어도 백로들이 서식지를 옮긴다는 보장이 없어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 쉽지 않다"며 "백로과의 새는 대부분 9월쯤 해당 지역을 떠나기 때문에 수개월간 불편이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름철 민원이 발생한 만큼 대책회의로 민원 해소, 철새 공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야생동물 보호와 주민 생활권 보장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한 나주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