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계 여윳돈 사상 최대, 소득 증가와 소비 둔화 영향
올해 1분기(1∼3월) 가계의 여유 자금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상여금 등으로 소득은 증가했지만, 소비 감소와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축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1분기 순자금 운용액은 92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인 작년 4분기(62조6천억원)보다 30조원 이상 증가한 수치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순자금 운용액은 경제주체가 해당 기간에 운용한 자금에서 조달한 자금을 뺀 값이다.
일반적으로 가계는 순자금 운용액이 양(+)의 값을 보이며, 이를 통해 기업이나 정부 등 순자금 조달이 필요한 경제주체에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가계 자금 운용 패턴과 부채 현황
가계의 1분기 자금 운용 규모는 101조2천억원으로, 전 분기(71조2천억원)보다 30조원 증가했다. 특히 금융기관 예치금이 49조7천억원 늘어났고, 국내외 지분증권과 투자펀드 운용액도 29조3천억원 증가했다.
이는 가계가 여유 자금을 안전자산과 투자자산에 골고루 배분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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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가계가 1분기에 조달한 자금은 8조2천억원으로 전 분기(8조6천억원)보다 감소했다. 특히 증권사와 카드사 등 기타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이 3조원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분기 말 기준 89.4%로, 작년 4분기(89.6%)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이로써 가계부채 비율은 여섯 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 김용현 자금순환팀장은 "연초 상여금 유입 등으로 가계 소득이 증가한 가운데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감소, 소비 둔화 등으로 여유 자금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2분기는 서울 등 수도권 주택거래가 늘어 가계부채 증가 폭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기업과 정부의 자금 조달 동향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비금융 법인기업의 1분기 순자금 조달 규모는 18조7천억원으로, 전 분기(16조2천억원)보다 2조5천억원 증가했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경제 여건 악화로 투자 둔화가 지속됐지만, 상여금 지급 등 기업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일반정부의 순자금 조달액은 전분기 3조9천억원에서 40조2천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정부 지출이 수입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