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악한 살인마의 가면"... 강호순 여죄 아직도 미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가 한국의 마지막 연쇄 살인범 강호순의 충격적 실체를 다시 조명했다.
지난 3일 방송된 182회 '특집 : 더 리얼' 2편에서 프로파일러 권일용은 강호순의 여죄 가능성을 제기하며 시청자들을 소름 끼치게 했다.
강호순 /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화재 보험금부터 연쇄살인까지... 끝없는 범행
방송은 2005년 안산 반지하 주택 화재 사건으로 시작됐다. 아내와 장모가 사망한 이 사건에서 남편 강 씨, 즉 강호순은 어린 자녀와 탈출했다. 이후 차량 화재, 운영하던 순댓집 화재 등 6~7차례의 화재로 보험금을 챙긴 사실도 드러났다.
경기도 일대에서 실종된 여성 피해자들은 모두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버스 정류장에서 사라지고, 휴대전화 배터리는 분리된 채 발견됐다. 하루 간격으로 실종된 피해자도 있었다.
강호순은 피해자 카드를 이용해 현금을 인출하며, 손가락에 남성용 피임 도구를 끼고 가발로 변장하는 기행도 보였다.
권일용 "곡괭이 DNA, 강호순 여죄 방증"
권일용 /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강호순은 피해자들을 속여 차에 태운 뒤 성폭행하고 살해하는 등 계획부터 실행까지 치밀했다.
권일용에 따르면 강호순은 체포 당시에도 "증거 있느냐"며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다. 권일용은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특성을 보였다"며 "성에 대한 왜곡된 가치관, 피해자를 지배하고 조종하려는 심리를 가졌다"고 분석했다.
방송에서는 강호순이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그는 "숨긴 게 하나 있다. 사람을 죽인 게 한 명 더 있다"라고 말해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연쇄살인마인 그가 또 누군가를 죽였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증언이다. 하지만 국내 최고 프로파일러였던 권일용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자백은 또 다른 사건 은폐를 위한 것"이라며 "당시 곡괭이에서 확인된 2개의 여성 DNA는 기존 피해자들과 일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피해자 가족 지키는 경찰 됐다"... 시청자 울린 한마디
강호순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유족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방송 말미에는 강호순에게 가족을 잃고 경찰이 된 유족의 메시지가 공개됐다.
그는 "너는 아무 죄 없고 알지도 못하는 내 동생을 죽였지만, 나는 경찰이 돼 너의 가족을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권일용은 "우리 사회는 이런 피해자들을 기억하고, 또 다른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서로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꼬꼬무'는 다음 주 '특집 : 더 리얼' 마지막 회에서 '인천 일가족 살인사건' 범인 오휘웅 사건을 다룬다. 제작진은 사건 발생 50년 만에 어렵게 찾은 유가족 인터뷰를 예고해 관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