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요가 브랜드 룰루레몬, 16만 원 제품 코스트코서 '단돈 만 원'에 팔자 발끈해 소송

프리미엄 요가복 브랜드 룰루레몬, 코스트코 상대로 디자인 복제 소송 제기


프리미엄 요가복 브랜드 룰루레몬이 대형 창고형 마트 코스트코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코스트코가 자체 브랜드(PB)인 커클랜드를 통해 룰루레몬의 인기 제품들을 모방한 복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진 = 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지난 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룰루레몬은 코스트코의 제품 복제 행위에 대해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룰루레몬 측은 코스트코가 자사 제품의 디자인과 콘셉트를 모방한 유사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룰루레몬의 브랜드 가치와 신용, 노력을 불법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룰루레몬은 코스트코가 커클랜드 제품의 제조업체 정보를 모호하게 표기해 소비자들이 룰루레몬 제품과 동일한 제조사에서 생산된 것으로 오해할 여지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격 차이로 인한 브랜드 가치 훼손 우려


두 브랜드 제품 간 가격 차이는 상당히 크다.


사진 제공 = 룰루레몬사진 제공 = 룰루레몬


룰루레몬의 대표 상품인 '스쿠바 후드티'는 118달러(약 16만 원)에 판매되는 반면, 코스트코에서 판매 중인 유사 디자인의 '댄스킨(Danskin) 하프집 풀오버'는 약 8달러(약 1만1000원)에 불과하다. 이는 원본 제품 가격의 15분의 1 수준이다.


룰루레몬 측은 스쿠바 재킷뿐만 아니라 디파인 재킷, ABC 팬츠 등 자사의 여러 인기 제품들이 커클랜드 브랜드로 저가에 복제 판매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이 룰루레몬의 첫 법적 대응은 아니다.


2021년에도 자전거 제조업체 펠로톤(Peloton)을 상대로 유사한 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며, 당시 펠로톤이 해당 디자인의 생산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합의하면서 사건이 마무리됐다.


경영난 속 브랜드 가치 보호에 나선 룰루레몬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룰루레몬이 최근 복제품에 대해 강경 대응에 나선 배경에는 회사의 경영 상황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룰루레몬은 최근 매출 성장률 둔화를 겪고 있으며, 지난해 신규 출시한 레깅스가 얇은 원단과 봉제선 문제로 출시 몇 주 만에 회수되는 품질 이슈도 발생했다.


또한 베트남, 캄보디아, 스리랑카 등 룰루레몬의 주요 생산기지에서 관세 문제로 인한 가격 인상 가능성도 회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 변화도 룰루레몬에게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생활비 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은 고가 브랜드보다 유사한 디자인의 저렴한 '듀프(복제품)' 구매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캘빈 맥도널드 룰루레몬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성장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1분기 매출은 6~7% 증가한 23억3500만 달러에서 23억5500만 달러, 연간 매출은 5~7% 성장한 111억5000만 달러에서 113억 달러로 예상했는데, 이는 지난해 성장률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