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이재명 정부 첫 복지부 장관 후보로... 의정 갈등 해법 시험대
코로나19 대응을 진두지휘하며 'K-방역'의 상징으로 떠올랐던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이재명 정부의 첫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의사이자 방역 전문가인 정 후보자가 취임할 경우, 윤석열 전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 이후 1년 4개월 넘게 이어진 의정 갈등 해결과 공공의료·통합 돌봄 강화 등 이재명 대통령의 보건복지 공약 실현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다.
지난 29일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은 브리핑을 열고 이재명 대통령이 정은경 전 청장을 새 정부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에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뉴스1
강 비서실장은 "정 후보자는 코로나19 당시 정책수용과 소통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보건 전문가"라며 "의료대란 등 위기 상황에서도 각계와 소통하며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차분한 브리핑으로 국민 신뢰... 배우자 주식 논란은 부담
초대 질병청장을 지낸 정 후보자는 코로나19 국가 위기 당시 하루 최대 두 차례씩 대국민 브리핑을 통해 방역 정책을 전달하며 국민적 신뢰를 얻었다.
전례 없는 팬데믹 상황에서 차분하고 전문성 있는 설명으로 '방역 사령관' 이미지를 굳혔다. 문재인 정부의 K-방역을 윤 전 정부가 '정치 방역'이라 비하했음에도, 정 후보자에 대한 대중적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강 실장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장·차관 국민추천 당시 다수의 추천을 받았고, 이재명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공의대 설립 등 보건의료 공약 설계에도 참여해 정책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뉴스1
다만 최근 배우자의 방역 관련 주식 투자 논란이 불거진 점은 부담이다. 정 후보자의 배우자가 코로나 팬데믹 시기 마스크·손소독제·진단키트 관련 종목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났고, 일부는 재산신고에서 누락돼 공직자윤리법 위반 소지도 제기됐다. 정 후보자는 이에 대해 "청문회에서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정 갈등 해소 '첫 시험대'... 의료계는 기대감 표명
정 후보자가 장관으로 취임하면 최우선 과제는 의정 갈등 해소다. 지난해 2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발표로 촉발된 갈등은 1년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 후보자는 이날 복지부를 통해 "진정성 있는 소통과 협력으로 의정 갈등을 신속히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계도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정 후보자는 합리적인 인물"이라며 "의료사태의 본질을 잘 아는 만큼, 조속한 해결을 위해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의대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정부의 전향적 태도를 주문했다.
뉴스1
정 후보자는 윤 전 정부 퇴임 후 서울대 의대 강단으로 돌아갔으나, 이번 지명으로 다시 공직에 복귀하게 됐다. 대선 당시 그는 "정권이 교체되면 대학으로 돌아가겠다"며 정치권 진출에 선을 그었지만, 새 정부의 거듭된 요청에 장관직을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