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330억원 들여 공사한 부산의 해수욕장... 주민들 여전히 '시궁창 해수욕장'이라고 부르는 이유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 복원 후에도 '시궁창' 오명


부산의 추억 속 명소 다대포 해수욕장이 12년간의 대대적인 복원 공사를 마치고 다음 달 1일 개장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해변 한가운데로 흘러나오는 폐수로 인해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이곳을 '시궁창 해수욕장'이라 부르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캡처_2025_06_20_10_12_45_614.jpgJTBC


지난 19일 JTBC에 따르면 부산 다대표 해수욕장은 국비 330억 원을 투입해 25톤 트럭 3000대 이상의 모래를 들여와 대규모 복원사업을 진행했다. 


다음달 1일 파도에 쓸려 사라졌던 동측 500미터 길이의 백사장이 복원되어 30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다. 


하지만 현장은 아직 준비가 부족한 모습이다. 


매체에 따르면 백사장 중앙에는 시큼한 냄새를 풍기는 우수관 터널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고, 이 우수관을 통해 일부 수산물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폐수와 부산물이 바다로 직접 유입되고 있다.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행정기관들


캡처_2025_06_20_10_11_53_494.jpgJTBC


우수관 주변은 악취가 진동하고 물속을 조금만 걸어도 검은 오염 흙이 발에 묻어나는 상황이다. 해변에는 구정물이 고여 있고 바닥에는 탁한 오물이 쌓여 있어 피서객들의 이용에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상황에 대해 관련 행정기관들이 서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양수산부는 "해안이 아닌 우수관 정비는 지자체 소관"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저희 쪽 소관사항이 아닙니다. 이걸 왜 우리가 그 예산을 더 추가를 해가지고..."라며 책임을 부인했다.


반면 관할 사하구청은 "사업 중에도 계속 이설을 해달라고 공문을 보냈었고 조치를 해달라고..."라며 해수부가 협조 요청을 무시했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결국 특별교부세를 신청해 우수관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ChatGPT Image 2025년 6월 20일 오전 10_15_35.pn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Bing Image Creator


이번 여름 다대표 해수욕장은 우수관에서 떨어진 150m 구간만 제한적으로 개장할 예정이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복원된 다대포 해수욕장이 과연 피서객들의 발길을 다시 끌어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