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23일(월)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동물"... 공룡시대부터 살았던 '이 동물', 수컷 단 세 마리만 남았다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동물


쑤저우 상방산 국립삼림공원에서 물 위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양쯔강대왕자라의 모습이 최근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29일(현지 시간) 중국 매체 넷이즈(网易)에 따르면 이 자라는 단순한 희귀종이 아닌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동물'로 불리며 전 세계에 단 3마리만 남아있는 극도로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이다.


양쯔강대왕자라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민물자 중 하나로, 그 진화 역사는 무려 2억 7천만 년 전 트라이아스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성체 양쯔강대왕자라의 가장 큰 특징은 짙은 노란색 반점으로 덮인 올리브색 등딱지와 목에 선명한 무늬가 있다는 점이다.


대형 개체는 등갑 길이가 1m가 넘고 몸무게가 100kg을 초과하기도 한다.


인사이트网易


양쯔강대왕자라은 장수거북 및 중국 바다거북과 매우 유사해 100년 동안 종 감별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서유기에서 삼장법사와 제자들을 태우고 강을 건넜던 바로 그 거북이라고 믿기도 했다. 1993년에야 골격과 유전자 분석을 통해 별도의 종으로 인정받았고, 2006년에 국제 과학계에서 공식적으로 명명되었다.


멸종 위기에 처한 양쯔강대왕자라의 비극적 현실


거의 3억 년 동안 진화해온 양쯔강대왕자라는 이제 멸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생물학적으로 한 종의 생존자가 12마리 미만이면 유전적 다양성이 건강한 개체군을 유지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전 세계에 남아있는 개체는 단 3마리뿐이며, 더욱 비극적인 사실은 이 세 마리 모두 수컷이라는 점이다.


이에 중국 쑤저우에 한 마리, 베트남의 동모호와 쑤언한 호수에 각각 한 마리씩 살고 있는 이 자라들은 서로 만나더라도 종의 보존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인사이트网易


약 10년 전, 과학자들은 쑤저우의 양쯔강대왕자라 번식을 위해 노력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창사에서 온 암컷 자라가 있어 번식의 희망이 있었다.


2009년 두 자라는 '결혼'했지만, 암컷은 여러 차례 유산을 겪었고 매년 100~200개의 알을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새끼를 얻는 데 실패했다.


과학자들은 10년 동안 노력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더욱 비극적인 것은 2019년 암컷 양쯔강대왕자라가 인공수정 시술 후 사망했다는 사실이다.


그때부터 이 종의 운명은 사실상 결정되었고, 수컷 양쯔강대왕자라는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동물'이 되었다.


인사이트网易


3억 년의 진화를 거쳐 트라이아스기부터 살아온 이 장수 생물이 멸종의 운명을 피할 수 없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오랫동안 다른 거북종과 분류학적으로 혼동되어 왔다. 이로 인해 적절한 보호 조치가 지연되었고,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할 때까지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2005년만 해도 연구 표본으로 13마리가 있었지만, 이후 베이징 동물원과 상하이 동물원의 개체들이 연이어 사망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양쯔강대왕자라는 성적으로 성숙하는 데 20년 이상이 걸리며, 암컷은 1년에 100개 이상의 알을 낳지만 자연 부화율은 1% 미만이다. 또한 기존 개체의 높은 근친교배로 인해 유전적 다양성이 고갈되었다.


동시에 서식지 변경과 인간의 사냥도 녀석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과거 양쯔강, 타이후 호수, 홍강 유역의 유속이 느린 얕은 곳에서 산란했던 이 자라들은 산업화로 인해 서식지가 메워지거나 오염되면서 산란지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또한 '강장제' 효과에 대한 믿음으로 1950년대와 1990년대에는 양쯔강 삼각주 시장에서 하루에 수십 마리의 양쯔강대왕자라가 거래되기도 했다.


인사이트网易


다행히도 녀석들의 평균 수명은 매우 길다. 세계 최장수 양쯔강대왕자라는 명나라 완리 황제 시절부터 2007년까지 400년 이상 살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트남에 있는 두 마리는 모두 100살이 넘었고, 중국 쑤저우의 자라는 100살이 채 되지 않아 세심한 보살핌을 받으면 앞으로도 오래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쯔강대왕자라의 멸종 위기는 단순히 한 종의 비극이 아니라, 인간 활동이 생태계에 끼치는 피해를 경고하는 신호다.


한때 공룡의 멸종을 목격했던 이 고대 생물의 위기는 우리에게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가져야 하며, 문명의 발전이 생태계를 희생시키면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중요한 교훈을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