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목)

'블랙 요원' 신상 유출 정보사 군무원 구속영장... "생명 위험" 요원들 긴급 귀국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 대북요원(블랙요원)들의 신분 등 군사기밀 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군무원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는 정보 유출 과정에서 북한 간첩과의 접촉이 있었는지, 정보가 북한에 넘어갔는지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9일 군 등에 따르면 방첩사는 정보사 블랙요원들의 신분 등 개인정보를 비롯한 기밀이 유출된 정황을 확인, 이를 노트북을 통해 외부로 유출한 혐의를 받는 군무원 A 씨를 지난달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하고 압수수색 등을 통한 강제수사를 벌였다.


정보사는 해외·대북 군사정보 수집을 담당하며, 그중에서도 북파공작원 등 인적 정보(휴민트·HUMINT)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정보사 요원들은 신분을 사업가 등으로 위장해 중국과 러시아 등지에서 블랙요원으로서 북한 정보를 수집해 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런데 이들의 신분이 북한에 노출되면 신변에 위협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 정보사는 해외에 파견된 현직 요원들의 신분이 노출됐을 수 있다고 보고, 상당수 요원을 급히 귀국시키고 대외 활동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군 간부로서 첩보 활동을 하다가 군무원으로 정보사에 재취직한 A 씨가 블랙요원의 본명과 활동 국가를 비롯해 전체 부대 현황 등이 담긴 기밀들을 중국동포(조선족)에게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 씨는 북한으로부터 해킹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방첩사는 이 조선족이 북한 정찰총국의 정보원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방첩사는 A 씨와 북한 간첩 간 접촉 또는 연계 여부, 해당 정보가 북한 또는 제3국으로 넘어갔을 가능성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와 함께 A 씨가 기밀을 개인 노트북에 저장하는 과정에서 내부 조력자가 있었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보안규정과 기밀 취급 시스템상 미비점은 없는지 등에 대한 사실 확인도 이뤄지고 있다.


A 씨에 대해 간첩 혐의가 적용된다면 사건의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A 씨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기밀을 외부에 넘긴 것이 되기 때문에 우리 군의 보안에 상당한 위협을 주는 허점이 생긴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방첩사는 "필요한 법과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향후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점에 언론에 설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전했다. 방첩사가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하면 군검찰이 보완 수사를 한 뒤 A 씨 등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1) 박응진 기자 ·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