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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 편의점서 혼자 허기 달래던 12살 시우군...'학대 살해' 계모는 징역 17년 받았다

12살 이시우군을 학대 살해해 아동학대 및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의붓엄마가 재판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인사이트시우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계모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지난 2월 인천에서 12살 아들 이시우 군을 살해한 계모에게 징역 17년이 선고됐다. 


부인의 학대를 방관한 남편이자 피해 아동의 친부인 남성에겐 징역 3년이 선고됐다. 


다만 법원은 계모가 시우 군을 살해할 목적으로 범행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지난 25일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류호중)는 선고공판에서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살해),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 및 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계모 A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인사이트시우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친부와 계모 / 뉴스1


또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 및  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로 함께 구속 기소된 친부 B씨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A씨가 친자녀에 대해선 높은 애정을 보였다"면서 "오랜 기간 친자녀들을 돌보지 못하는 결과를 감수하고도 피해자를 살해할 만큼 미워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의 해외 유학 등 양육에서 벗어날 다른 방안을 검토한 점도 인정된다"며 "A씨가 최후의 수단이라 볼 수 있는 살해를 통해 스트레스와 불만을 벗어나려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인사이트시우 군이 사망한 인천의 한 아파트 입구 모습 / 뉴스1


재판부는 또 "피고인 A씨와 B씨의 통화 내용을 보면 A씨는 피해자에 대한 과도한 폭력을 자각하고 있었다"면서 "만약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때린 사실을 B씨에게 말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법의관과 소아과 전문의의 진술에 따르면 A씨는 건강이 양호하지 못하다는 인식을 넘어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면서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A씨에게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고의가 미필적으로라도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재판부는 "아동학대치사죄가 공소사실에 포함돼 있어 공소장 변경 없이 피고인 A씨에 대해 아동학대 치사죄를 유죄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피해자를 분노 표출 대상으로 삼아 가혹행위를 일삼고 사망에 이르게 한 행위 그 자체로 반인륜성과 반사회성이 매우 크다"며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을 가늠하기 어려운 사정 등에 비춰 A씨에게 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피고인 B씨에 대해서는 "A씨가 피해자를 심하게 폭행한 사실을 여러 차례 인지하고도 친부로서 피해자를 지키려고 노력하지 않는 등 방임 죄책이 상당히 무겁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해자에게 가한 학대 횟수가 그리 많다고 볼 수는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인사이트JTBC News


앞서 검찰은 지난 7월 1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사형을, B씨에게 징역 10년을 각각 구형했다. 


아동학대살해죄의 권고 형량은 20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무기징역이지만, 검찰은 이 사건과 사실관계가 유사한 '정인이 사건'을 참고해 구형량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모 A씨는 지난해 3월 9일부터 지난 2월 7일까지 인천 남동구 자택에서 의붓아들인 시우 군을 상습적으로 때리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연필로 시우 군의 허벅지를 찌르거나, 눈을 가리고 의자에 결박하는 등의 방법으로 시우 군을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이트JTBC News


친부 B씨도 지난해 친아들 C군을 상습적으로 학대하고 유기 방임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학교에 가지 않고 홈스쿨링을 받았던 시우 군은 사망 당시 키 148cm, 몸무게 29.5kg으로 건강 및 영양 상태가 매우 불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기였던 시우 군은 장기간 학대로 인해 1년 만에 체중이 8kg 감소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아동 학대로 인한 멍 자국이 여럿 발견됐다. 


사망하기 전날,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사 먹는 모습이 찍힌 CCTV가 공개되면서 안타까움과 동시에 계모에 대한 공분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