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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목숨 끊은 '게임친구' 여성 집에 무단침입한 남성의 소름끼치는 행동

지난달 스스로 세상을 떠난 한 여성의 텅 빈 집에 게임에서 알게 된 지인이 무단 침입했던 사실이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동생. 그리고 며칠 뒤 여동생의 빈 집에 누군가가 무단 침입해 컴퓨터를 사용하다가 발각됐다. 


그는 여동생과 함께 온라인 게임을 함께 즐기던 사람이었다. 


15일 인사이트에는 동생 죽음의 의문점을 풀고 싶다며 여성 A씨의 제보가 왔다. 그는 동생의 죽음 이후 이어지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발생해 힘든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A씨에 따르면 동생은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지난달 30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리고 장례식날, 의외의 인물 B씨가 나타났다. 


인사이트A씨가 유족들에게 보낸 사진과 메시지 / 제보자 A씨 제공


숨진 동생과 4개월 전부터 알고 지냈다던 그는 유족들과 함께 동생의 마지막 길을 배웅해 줬다. 


유족과 함께 연락하며 "동생한테 궁금한 거 있으면 말씀드릴게요. 제가 짱친이라 웬만한 건 다 알고 있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동생과 게임을 통해 교류하며 집까지 오갔던 것으로 보인다.


장례식이 끝난 후에는 유족들에게 "죽음에 대해 뭐라도 알아보려면 휴대전화를 풀어봐야 한다"며 "(숨진 동생) 집에 휴대전화가 있으니 함께 들어가 보자"고 제안했다. 


인사이트A씨 동생이 거주했던 집 / 제보자 A씨 제공


그렇게 함께 동생의 집을 방문하고 며칠 뒤인 지난 5일 오후 5시경, 아무도 없는 동생의 집에 누군가가 침입했다. 그는 7시부터 동생의 컴퓨터를 켜고 동생의 계정으로 로그인해 게임까지 했다. 


CCTV를 확인한 결과, 그의 침입은 한 번이 아니었다. 수차례나 동생의 집을 들락날락했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A씨는 경찰에 곧바로 신고했다. 그리고 동생의 집을 침입한 인물이 장례식장에서 도와주던 B씨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A씨는 "B씨가 휴대전화를 풀어봐야 한다고 할 때 엄마가 함께 갔었는데 이때 도어락 비밀번호를 알게 된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인사이트A씨의 동생이 사용하던 컴퓨터 / 제보자 A씨 제공


A씨에 따르면 B씨는 지난 5일 동생 집에 침입하기 전에 유족들에게 '너무 그리워서 냄새라도 맡고 싶다. 그 집에서 자고 가도 되냐'는 식으로 물었다고 한다. 


유족들이 이를 거절하자, 기억하고 있던 비밀번호를 이용해 몰래 출입했던 것으로 보인다. 


B씨가 사용한 이후 확인한 동생의 컴퓨터에는 '컴퓨터 사양 확인하는 법', 'OTP 해제' 등의 검색 기록이 남아 있었다.


A씨는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B씨에게 집에 침입한 5시 23분부터 게임에 접속한 7시까지 2시간가량 동안 무엇을 했냐고 묻자 B씨가 머뭇거리다가 '게임을 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수상한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B씨가 동생의 집에 침입한 사실을 알게 된 후 동생 게임 계정의 비밀번호를 바꿨더니 B씨는 A씨에게 연락해 "비밀번호를 왜 바꿨냐"며 따졌다고 한다. 


A씨는 또 동생 남자친구의 허락을 받았다며 고인의 컴퓨터를 가져가도 되냐는 B씨의 요청을 거절했더니 그가 짜증을 부렸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컴퓨터를 가져가도 된다고 동생의 남자친구에게 허락받았다는 B씨의 말은 거짓이었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최근 누구의 소행인지 알 수 없으나 동생의 유골함이 보관된 봉안실 번호를 펜으로 6에서 8로 누구의 동의도 없이 바꿔놓는 일까지 발생하면서 남은 가족들은 힘든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A씨는 B씨와 관련해 "세상에 죽은 사람 집에서 게임을 한다는 게, 아니 죽은 사람 집에 몇 시간 동안 들어가 있는다는 게 말이 되는 일이냐"고 호소했다.


이어 "슬픔이 채 가시기 전에 이러한 일로 동생이 맘 편히 가지 못할까 봐 마음이 아프고 남아있는 가족들이 걱정된다"며 "죽은 동생을 두 번 죽일 수는 없어 남은 가족들에게 큰 상처가 되지 않도록 끝까지 진행하려 한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현재 경찰은 B씨가 동생의 집에 여러 번 반복적으로 침입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A씨는 신고해 B씨가 동생의 게임 계정을 이용해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밝히기 위해 사이버 수사대에 신고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