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제보는Y'
[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최근 '살인 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멀쩡한 주차증 발급 기계를 두고 경비원들이 방문증을 수작업으로 관리한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30일 YTN에 따르면 인천 남동구에 있는 5000세대가 넘는 한 대형 아파트 경비원들은 아슬아슬한 단지 출입로 사이에서 외부 방문 차량을 안내해야 한다.
해당 아파트 입구에는 주차방문증 발급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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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비원이 일일이 방문 목적과 방문 동·호수, 차량번호를 받아 적으며 출입 차량을 확인한 후 주차 방문증을 수작업으로 끊어준다.
기록적인 무더위에 오전인데도 체감온도는 이미 30도를 훌쩍 넘어서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나는 상황이다.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입주민의 민원 때문이었다. 이에 출·퇴근 시간에 경비원들이 직접 차단기 옆에 서서 방문증을 끊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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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차량의 주차를 막기 위한 조치로 시행되고 있지만, 효과는 없이 애꿎은 노동자만 고생시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지방노동청은 이달 초 현장 점검에 나서면서 "경비원들이 온열 질환에 걸릴 우려가 있다"며 시정을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8월까지는 야외에서 일하지 않도록 권고했다고 한다"면서 "그쪽에서도 8월 중순까지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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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뒤로도 경비원들이 방문증을 끊어주는 것은 여전했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은 YTN과 인터뷰에서 "노동자의 권리로서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파트 입주민으로서 너무 죄송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관리 사무소 관계자는 "노동부에서 나와서 하지 말라고 하던데, 지금도 하고 있냐"면서 작업이 중단된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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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25일 대구 한 오피스텔에서 엘리베이터가 고장나자 경비원이 끼니를 빵으로 때우며 택배를 지키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가 된 바 있다.
또 지난 27일에는 대구 한 아파트 경비원이 비를 맞으면서 주차단속 스티커를 떼는 모습이 포착됐다. 경비원의 맞은편에는 차주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서 있는데, 여성은 경비원을 향해 삿대질하면서 언성 높여 불만을 쏟아냈다.
이처럼 최근 끊임없이 이어지는 경비원에 대한 입주민 '갑질' 사연에 경비 노동자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