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창문 깨고 승객 탈출 도왔던 747번 버스기사, 아들 결혼식 3달 앞두고 '참변'

인사이트침수된 747번 버스 / 뉴스1


[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오송읍 제2 궁평지하차도 침수 사고에서 변을 당한 청주 747번 버스 운전자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17일 오전 충북 청주 한 장례식장에는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747번 버스 운전자인 이모 씨의 빈소가 마련됐다.


그는 10년 무사고 버스 운전 경력을 가진 베테랑이었다.


함께 일했던 동료들의 말에 따르면 이 씨는 모범운전자 마크까지 받을 만큼 평소 모범, 안전운전의 대명사로 유명했다. 


인사이트우측 침수된 747번 버스 / 뉴스1 


이 씨는 도지사상과 시장상도 받을 만큼 성실했다. 그는 남들보다 1시간 정도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며 조합사무실 청소를 하는 등 궂은일을 도맡았다.


그의 동료들은 "직장에서 아무에게도 미움받지 않고, 성실하게 일해 상도 많이 받는 훌륭한 동료였다"고 입을 모았다.


이 씨는 전국모범운전자협회 청주흥덕지회에서 꾸준히 봉사활동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침수된 747번 버스 / 뉴스1


이 씨의 동료는 "아침 새벽부터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 통제 활동도 하고, 모범운전자 상을 받아 딴 개인택시 면허로 1년에 한 번씩 노인들을 태워 전국으로 여행도 다녔다"며 이 씨를 추억했다.


그러면서 "747번 버스는 최고의 노선으로 회사의 얼굴"이라며 "가장 성실하고 모범적인 이 씨가 747번에 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10월에는 둘째 아들의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 씨는 사고 당일 원래 노선이 아닌 우회로로 주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다니던 노선이 폭우에 막혀 지하차도로 우회한 것이다. 


인사이트인명구조 작업 / 뉴스1


당시 버스에는 이 씨를 포함해 10명 정도가 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까지 버스에서는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씨는 마지막까지 손님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창문을 깨고 '손님, 얼른 탈출하세요'라고 소리치는 등 필사적으로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17일 오전 1시 25분 사고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돼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으로 안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