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인천 골목길서 갑자기 뛰어든 4살 아이 차로 치어 숨지게 한 재외동포 운전자 '무죄'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갑자기 뛰어든 4살 아이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러시아 국적의 재외동포 남성에게 무죄 선고가 내려졌다.


15일 인천지법 형사 17단독 이주영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 국적 재외동포 40대 남성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 10일 낮 12시58분께 인천시 부평구 한 골목길에서 승용차를 몰다가 4살 B군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B군은 사고 당시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 날 오후 1시 17분께 20분 만에 외상성 머리 손상으로 병원에서 사망했다. 


A씨의 당시 운행 속도는 시속 14km였으며 사고 장소인 골목은 음식점 앞 이면도로로 양쪽에 주차된 차량이 늘어서 있었다.


검찰은 A씨가 이면도로에서 앞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고 브레이크도 빨리 밟지 않았다며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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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 상황을 분석한 도로교통공단 인천지시부는 시속 14km로 운전할 때 사람을 발견한 뒤 곧바로 정지할 수 있는 거리를 4.9m로 판단했다. 


그러나 도로로 뛰어든 B군을 A씨가 발견했을 당시 차량과 충돌 지점까지는 3m에 불과했으며 사고까지 걸린 시간은 단 4초에 불과했다.


도로교통공단은 A씨가 B군을 발견한 뒤 차량을 급제동했다면 충돌은 피하지 못했더라도 밟고 지나가지 않을 수 있었다는 의견을 법원에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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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재판부는 "도로교통공단 측 분석은 B군이 주차된 차량 뒤쪽에서 도로로 뛰어 나왔을 때 A씨가 곧바로 인지했다는 점을 전제한 결과"라며 "A씨가 바로 인지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피해자의 직접 사인으로 '외상성 머리 손상'이라는 사망진단서만 증거로 제출 됐다"며 "이 증거로는 A씨가 앞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제동 장치를 작동하지 않은 과실로 피해자가 숨졌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