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온몸 멍투성이로 숨진 초등생...매일 아침 감금하고 '성경책 필사'까지 시킨 계모

인사이트계모의 학대로 숨진 인천 초등생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온몸에 멍이 든 채 숨진 12살 초등생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며 대중들이 분노하고 있다.


계모는 아이에게 매를 드는 것도 모자라 무릎을 꿇게 하고, 벽을 보며 손을 들게 했다. 또 집중력을 높이는데 좋다는 이유로 성경 필사까지 시킨 정황이 드러났다.


아이는 "잘못했다"며 계모에게 빌었지만 그녀는 끝까지 아이를 외면했다. 더 이상 기댈 곳이 없었던 아이는 고통 속에서 세상을 떠났다.


23일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실이 검찰로부터 제출받은 공소장에 따르면 최근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계모 A(43) 씨는 돈을 훔쳤다는 이유로 아이의 종아리를 드럼채로 10차례 때렸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당시 임신 상태였던 A씨는 그로부터 한 달 뒤 유산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그녀는 모든 원망을 아이에게 쏟기 시작했다. 


친부 B(40) 씨도 아내와 부부싸움이 잦아지자, 가정불화의 원인이 아들이라고 생각하며 학대에 가담했다.


이들은 아이에게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로 방에서 1시간 동안 무릎을 꿇게 하던 체벌을 5시간까지 늘렸다. 또 벽을 보고 손까지 들게 하는 등 그 강도가 점점 올라갔다.


그러면서 한 달에 한두 번이던 학대 횟수는 지난해 11월 7차례까지 증가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이던 2021년 3월부터 A씨는 집중력을 높이는데 좋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성경 필사를 시켰다.


지난 2022년 9월부터는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나 2시간 동안 성경을 노트에 옮겨 적게 했으며 시간 안에 끝내지 않으면 아이를 방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그 과정에서 아이는 5시간 동안 벽을 보고 무릎을 꿇은 채 성경 필사를 하기도 했다.


또 계모는 알루미늄 봉이나 플라스틱 옷걸이로 아이의 온몸을 때렸고 "무릎 꿇고 앉아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며 "너는 평생 방에서 못 나온다"며 폭언도 퍼붓기도 했다.


인사이트친부와 계모의 학대로 숨진 A군이 커튼 끈 등으로 의자에 묶여 있는 모습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학대를 견디다 못한 아이가 방 밖으로 나오면 계모는 다시 방에 가두면서 옷으로 눈을 가리고 커튼 끈으로 의자에 손발을 묶어 뒀다. 그는 사망 이틀 전부터 16시간 동안 이런 자세로 꼼짝하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계모는 아이 방 밖에서 폐쇄회로(CC)TV와 유사한 '홈캠'을 설치해 그를 감시했다.


부모로부터 지독한 학대를 당하던 아이는 10살 때인 2021년 12월 38kg이던 몸무게는 지난 2월 7일 사망 당일에는 29.5kg으로 줄어 있었다. 아이는 또래 평균보다 키는 5cm 더 컸지만 몸무게는 평균보다 15kg이나 적었다.


인사이트친부와 계모의 학대로 숨진 A군이 사망 전 편의점에 있던 모습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또 아이가 세상을 떠나기 10여 일 전부터는 피부가 괴사하고 입술과 입 안에 화상을 입었는데도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했다.


지속된 학대에 끼니조차 제대로 먹지 못한 아니는 통증으로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며 신음했다. 그러다 아이는 삶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계모의 팔을 붙잡았다.


인사이트(왼) 숨진 인천 초등생 친부, (오) 숨진 인천 초등생 계모 / 뉴스1


사망 당일 오후 1시께 안방 침대에 누워 있던 계모의 팔을 붙잡은 아이는 연신 잘못했다고 빌었다.


하지만 A씨는 양손으로 아이의 가슴을 밀치며 끝까지 외면했다. 영양실조 상태에서 뒤로 넘어져 머리를 바닥에 부딪힌 아이는 그렇게 눈을 감았다.


한편 A씨 부부의 첫 재판은 내달 13일 오전 인천지법 324호 법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