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남친과 이별 준비 중인 간호사 여친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공무원 남친과 연애 중인 간호사 여성은 그와의 결혼을 꿈꿨다. 다만 이런저런 이유로 그녀는 남친에게 결별 선언을 할 것이라 예고했다.
대체 여성에게 무슨 심경의 변화가 찾아온 걸까.
지난 15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오늘 남친한테 결혼 못 한다고 하려고"란 의미심장한 제목의 사연이 소개됐다.
간호사 여성 A씨는 남친과의 결혼을 망설인 것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번에도 비슷한 고민을 하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고 당시 많은 누리꾼들로부터 "결혼하면 둘이 맞춰가며 살면 된다", "월 세후 400만 원만 벌어도 산다" 등의 조언을 들었다.
이 같은 말에도 A씨는 "아무리 그래도 내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며 고백했다.
A씨, 결혼 후 어두운 미래 그리며 "나중에 아기를 낳으면 그 애한테 너무 미안할 것 같다"
그녀의 남친은 공무원 준비를 하는 동안 모아둔 돈이 1천만 원에 불과하다고 했다. 또 둘 다 한 달에 세후 200만 원 초반을 벌며 결혼 시에도 양가 부모의 지원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A씨는 "만약 내가 애를 낳으면 그 애한테 너무 미안할 거 같다. 해주고 싶은 건 많은데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며 하소연했다.
A씨는 "난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4천만 원을 모았는데 내 돈으로 결혼식 올리고 혼수 사고 임대주택에 들어가 아이 낳고 살 자신이 없다"며 어두운 미래를 그렸다.
이어 "둘 다 소득이 적으니 집 사는데도 한 세월일 거고 소비도 진짜 최소한으로 할 것 같다"면서 "헤어지자고 하면 그냥 받아들일 예정이다"고 했다.
말미에 "내가 아직 그런 삶을 살 준비가 안 되어 있나 봐"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사연을 접한 직장인들은 "공감 간다"와 "거지 남친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런 거 아니냐"란 의견으로 나뉘었다.
전자라 말한 이들은 "결혼은 현실이지", "엄청 창창할 것 같은 결혼 생활이지만 그것도 결국엔 돈이 있어야 한다", "반짝여야 할 시기에 쭈글쭈글할 거 생각하면 나도 가슴이 아프다", "현실이 이러니 사람들이 결혼을 안 하지", "혼자 사는 것도 괜찮다", "이해 간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A씨를 다독였다.
반면 "남친이 돈 못 버는 걸 핑계 대고 있네"란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세후 400만 원으로도 충분히 살 수 있는데 왜 그런 말들은 무시하냐"면서 A씨를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냥 돈 많은 남자한테 시집가고 싶다고 말해", "남친이 불쌍하다", "그냥 헤어져라", "진작에 그런 현실 마주했으면 일찍 헤어지지 뭐냐 이게" 등의 댓글로 A씨를 비판했다.
한편 지난 2021년 혼인건수가 통계 작성 이례 처음으로 20만 명을 밑돌았다.
지난해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건수는 19만 3천 건으로 전년대비 9.8%(2만 1천 건)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혼인 건수가 20만 명 아래로 떨어진 건 30대 결혼 적령인구 감소라는 구조적인 측면,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나 결혼 여건 변화, 코로나 확산에 따른 결혼 연기 등이 맞물리면서 빚어진 결과"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