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생존자 '피멍'에 경악한 의사의 경고 "이 증상들 있으면 당장 병원 가세요"

이태원 참사 생존자가 공개한 '피멍'이 든 다리 / 보배드림 (SNS 갈무리)

이태원 생존자들 '피멍' 사진 본 의사들 경악... "당장 병원 가세요"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이태원 참사 생존자들의 '피멍' 사진이 잇따라 올라오자 이를 본 의사들은 "현장에서 무사히 생존해 나왔더라도 꼭 병원을 찾아 검사해 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태원 참사 생존자들의 피멍이 든 신체 사진들이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지난 1일 최석재 대한 응급의학의사회 홍보이사는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해 "이태원 참사 생존자 중 소변 색깔, 붓기, 피하출혈 정도를 확인하고 별 증상이 없더라도 반드시 내원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가 공개한 '피멍'이 든 다리 / 보배드림

최 이사는 생존자들의 '피멍' 사진과 관련해 "얼마나 큰 압력이었을지 예상되는 사진이었다"며 "양쪽 하지 전체에 피하출혈이 광범위하게 생겼던데, 그 정도 압력이면 대퇴부 근육이랑 종아리 근육에도 손상이 꽤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전해질 수치 검사를 받고 수액 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경우 '크러싱 인저리' 앞, 뒤 손상이라고 한다. 이는 심한 근육 손상이 발생하면 깨진 근육 세포에 있던 칼륨이나 칼슘 같은 '전해질'이 혈중에 급격히 농도가 올라가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다"며 "빠른 처치와 함께 혈액검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원 압사 사고 당시 현장 모습 / 뉴스1

당장 병원에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이것'부터

또한 생존자 중 당장 병원에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소변 색깔'부터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소변이 마치 '콜라'처럼 어둡게 나오면 '횡문근육해증'이라는 현상이 생기는데, 이는 이후 콩팥에 급성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횡문근융해증이란 외상 등으로 인해 근육에 에너지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괴사가 일어나고, 이로 인해 생긴 독성 물질이 순환계로 유입되는 질환이다.

사고 이후 현장 모습 / 뉴스1

대표 증상으로는 근육 약화, 통증, 부종, 근 경련이 있으며 정도가 심해지면 부종에 따른 혈관 압박으로 대사성 질환, 급성 신장 손상 등 기관손상을 일으킨다.

이에 최 이사는 "생존자 중 당장 병원에 오실 수 없는 분들은 미리 물을 많이 드시면서 소변 색깔을 (자주) 확인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소변 색이 적갈색으로 변하거나 붓기, 피하출혈이 심해진다면 당연히 응급실로 와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서 "특히 팔다리 쪽에 열상 혹은 정형외과적 골절이 생기신 분들도 치료를 받으셔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 찾아 애도하는 경찰들 / 뉴스1

이상 증상 있다면 '즉시' 병원 내원해야... "피 검사 한 번이면 횡문근육해증' 여부 확인도 가능"

한편 소변 색깔 이상 외에도 경련, 피멍, 부종, 근육 약화, 어지럼증, 설사, 혈변·뇨 등 이상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

특히 사고 당시 눌렸거나 접질린 증상이 있다면 '피 검사'를 통해 '횡문근육해증' 여부를 꼭 확인해 봐야 한다.

멍은 근육 세포가 깨졌을 때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그냥 사라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신장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흔히 나타난다.

심한 압박으로 근육세포가 깨져 멍이 든 아프리카TV BJ 요원과 동료의 맨발 / 뉴스1

현재 상·하반신 외 손과 발에도 시커먼 피멍이 들었다는 생존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또한 바지 주머니로 추정되는 멍 자국도 공개돼 많은 이들이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