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난민 보호와 울산 정착을 지지하는 시민사회단체 구성원들 / 뉴스1
[뉴스1] 조민주 기자 = "울산이 난민의 도시가 될까 겁이 납니다."
1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29가구 157명이 울산 동구에서 정착 생활을 시작한 가운데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특별기여자 자녀 중 28명이 동구 서부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지역 맘카페와 부동산 카페 등에는 '울산이 난민의 도시가 될까봐 겁이납니다', '난민법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는 등 반대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한 주민 카페에는 울산시의원들의 휴대전화 번호와 함께 난민 반대 문자를 보내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난민들에 대한 시민 의견은 양쪽으로 갈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슬람 사상이 뿌리내리고 자국민 역차별에, 여성 인권이 바닥보다도 못해 불안해 해야하는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해야 한다"며 "도와줄 다른 방법도 있을텐데 자국민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은 행정이 경악스럽다"고 했다.
동구 서부동 주민인 신모씨(53)는 "난민들이 갑작스럽게 동네에 들어온다고 해서 당황스러웠다"며 "아프간 문화가 낯설게 느껴지고, 당장 아이들이 함께 생활해야 한다고하니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난민 정착 문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동구 남목동 주민인 이모씨(33)는 "울산과 동구의 인구 수에 비해 아프간 난민의 수가 그렇게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타 국가의 문화에 대한 편견 만으로 난민들의 정착을 반대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우리도 언제든 난민이 될 수 있다"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지역민들이 따뜻하게 맞아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울산지역 시민활동가 김모씨(42·여)는 "지역 주민들과 소통 없는, 일방적인 행정은 아쉽다"면서도 "아프간 기여자들은 전쟁을 피해 온 평범한 사람들일 뿐인 만큼 이웃으로 환대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앞서 아프간 난민 보호와 울산 정착을 지지하는 53개 시민사회단체는 "아프간 난민들의 고통에 공감하며, 울산에 정착할 이들을 환대와 연대의 손길로 따뜻하게 맞이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단체들은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성숙한 시민 의식도 필요하다"며 "폭력과 공포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공동체적 의식으로 보듬어주자"고 했다.
한편 울산에 정착한 특별기여자 29가구 157명은 지난 7일부터 울산 동구의 모 아파트에 새 거처를 마련하고 정착을 위한 생활을 시작했다. 학령인구 85명은 인근 학교에 각각 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