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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한구석에 사탕 79.3kg 쌓아 두고 관람객들이 마음대로 가져가게 한 화가

미술관에 한구석에 쌓여있는 사탕이 늘 79.3kg인 이유를 전한다.

인사이트Flickr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사랑하는 사람이 한순간에 곁을 떠난다면 기분이 어떨까.


말로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슬픔이 느껴질 테다.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


여기 한 화가는 미술관 한쪽에 79.3kg의 사탕을 쌓아놓고 사람들이 사탕을 자유롭게 가져가 먹도록 했다.


인사이트artmap


화가의 이름은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Felix Gonzalez-Torres)다.


쿠바 출신의 예술가로 일상적인 사물을 시적인 언어로 풀어내는 개념 미술가라 회자된다.


그에게는 동성 연인 로스 레이콕(Ross Laycock)이 있었는데, 에이즈에 걸려 8년여의 투병 끝에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됐다.


펠릭스는 연인이었던 로스를 추억하며 서로의 사랑을 담아낸 작품들을 발표한다.


인사이트careerengine


화가는 미술관에 79.3kg의 사탕을 쌓아둔다. 이 무게는 병마와 싸우다 세상을 떠난 연인의 몸무게다.


사람들이 연인의 애칭으로 '스위티, 허니' 같은 달콤한 단어들을 사용하는 것처럼, 연인과 함께했던 달콤한 시간을 사탕의 무게 속에 담아낸 것이다.


펠릭스는 관람객들이 전시된 사탕을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게 했다. 전시가 끝나면 줄어든 사탕의 무게만큼 다시 채워진다.


인사이트Latin American Art


두 사람의 사랑을 의미하던 사탕은 관람객들의 입에서 녹아 그들의 몸, 마음속에 기억된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연인을 살게 한다는 뜻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연인에 대한 그리움과 소멸을 예술로 펼쳐낸 펠릭스의 작품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한편 펠릭스는 연인이 생을 마감한 지 5년이 지난 1996년 로스와 같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인사이트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 / Wiki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