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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38도에 숨도 못 쉬는데 아무것도 해줄 게 없대요"···대구서 자가격리된 시민의 호소 글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 중인 대구 시민이 극심한 호흡곤란에 시달리고 있지만 확진자가 아니라며 진료를 거부당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민준기 기자 = "차라리 확진 판정을 받고 싶었습니다"


지난달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살려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하는 대구 시민 A씨의 사연이 게재됐다.


A씨는 코로나19의 자가 격리자라는 이유로 병원 진료를 못 받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며 자신의 사연을 올렸다.


확진자와의 접촉으로 인해 자택에 자가 격리 중인 A씨는 23일부터 호흡곤란과 흉통, 오한을 겪기 시작했다.


이러다 죽겠구나 싶었던 A씨는 1339와 응급실에 전화해 "의사 진료가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코로나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점과 현재 자가격리 대상자라는 이유로 이송을 거부당했다.


인사이트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A씨는 어쩔 수 없이 아버지의 차를 통해 대구의료원 응급실로 향했다. A씨는 곧바로 선별 진료소로 향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A씨의 상태는 계속해서 나빠졌다. 진료가 절실했지만 선별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지 못한 경우 의사를 대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인해 진료를 거절당했고 집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해열제와 진통제를 먹으며 버티던 A씨는 날이 갈수록 악화됐다. 다음 날인 24일 숨쉬기가 힘들 정도의 극심한 호흡곤란이 온 A씨는 다시 한번 지역 보건소로 향했다.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 


A씨는 보호복을 입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보호복을 입은 한 사람이 "당장 갈 수 있는 병원을 알아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인사이트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하지만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금방 사라졌다. A씨가 코로나19에 음성 판정을 받게 된 것이다.


돌아온 대답은 "자가격리자를 위한 의료진은 없다", "대구의 모든 병원에서는 진료가 힘들다"였다.


담당 공무원에게 간절히 요청한 끝에 A씨는 한 내과병원 의사와 통화를 통해 약 처방을 받을 수 있었다.


환자의 발언에 의존한 진료가 과연 얼마나 정확할까. 의사가 증상을 유추해서 처방한 약은 A씨의 상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A씨는 "글을 작성하는 지금까지도 손이 벌벌 떨리고 밤마다 숨이 잘 안 쉬어진다"라며 자가격리 중에 지병이 있거나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호소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나 면역력이 상당히 떨어진 고령자의 경우 코로나19가 상당히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2일까지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는 24명에 이른다. 이 중 13번째, 14번째, 20번째 사망자가 자가격리 중에 숨졌다.


22번째 사망자도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자택에서 세상을 뜨고 말았다.


이처럼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숨지는 사례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