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난 신고 후 '잠수' 탄 60대 남성 때문에 밤새 '생고생'한 구조대원 100명
구조대원들은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추운 날씨에 '조난자'를 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한밤중 산을 오르내렸다.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등산 중 조난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00여 명의 구조대원들.
이들은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추운 날씨에 '조난자'를 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한밤중 산을 오르내렸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조난자를 발견할 수 없었다. 신고한 뒤 멀쩡히 귀가해 목욕탕에 갔기 때문이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신고에도 구조대원들은 "다행이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 9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8일) 오후 5시께 119 신고센터에 "조난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기 의정부시 도봉산 자운봉 인근으로 등산을 하러 간 A(60) 씨가 직접 신고한 전화였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즉시 소방인력 100여 명, 경찰 5명, 차량 27대를 투입해 도봉산 인근을 샅샅이 뒤졌다.
구조대원들은 급격히 추워진 밤 기온에도 불구하고 밤새 조난자를 찾아 헤맸으며, 이틑날 아침까지 수색을 벌였다.
아침이 되도록 A씨를 찾지 못한 구조대원은 이날(9일) 오전 A씨의 가족에게 귀가 여부를 물었다가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집에 A씨의 옷과 등산 장비, 휴대전화가 있으며 목욕탕에 간 듯하다는 것이다.
소방당국은 A씨가 목욕탕에서 돌아온 오후 1시가 돼서야 수색을 종료할 수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어제저녁 산에서 무사히 내려왔고, 배터리가 다 되어 전화할 수 없었다고 한다.
소방 관계자는 "무사히 귀가했다는 것만으로 다행이다"며 해프닝으로 일단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