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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 '소아납치범'이란 소문 퍼져 시민들에게 억울하게 공개처형 당한 남성

불의에 대한 분노는 '올바른' 방식으로만 표현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사건이 최근 해외에서 발생했다.

인사이트EL TIEMPO


[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한 남성이 사실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시민들에게 공개적으로 무차별 매질을 당해 결국 목숨까지 잃었다. 


지난 29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온라인상에 떠도는 소문으로 인해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남성의 소식을 전했다.


지난 26일, 콜롬비아 수도 보코타의 한 마을에서는 남성 3명이 모종의 이유로 경찰들에게 인솔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의 주변으로는 곧 150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각자 돌과 몽둥이를 든 채로 몰려들었다.


인사이트EL TIEMPO


바로 이들을 '소아 납치범'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콜롬비아의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금 경찰에 호송되는 3명이 아동을 납치한 사람들이다"라는 소문이 널리 빠르게 퍼져있었다.


또한 해당 글에는 실종된 아동들의 사진이 함께 게시된 상태였다.


이를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인 주민들은 남성들을 직접 처단하기 위해 곧바로 행동에 나섰다.


인사이트살려달라며 경찰관에게 매달린 피해 남성 / EL TIEMPO


경찰관들은 즉시 남성들을 보호하고자 진형을 갖췄지만, 수많은 주민들을 모두 감당할 수는 없었다.


경찰관들에게서 남성들을 강탈한 주민들은 즉시 그들에게 돌을 내리치며 심각한 부상을 입혔다.


곧 소란을 듣고 출동한 추가 병력과 구급 대원은 부상을 입은 남성들과 경찰관들을 즉시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받게 했다.


그러나 소아 납치범으로 오해받았던 이들 중 하나인 23세 남성 에두아르도 마벨로(Eduardo Mabello)는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인사이트경찰관을 뚫고 폭행을 시도하는 시민들 / EL TIEMPO


사건 이후 현지 경찰 대변인은 성명서를 통해 "온라인에서 주장한 실종 아동들은 모두 이 지역과 관계가 없다"며 "지난 3주 동안 도시에서 보고된 아동 유괴 신고는 단 한 건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대변인은 남성들의 혐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으면서도 "이 남성들은 소아 납치와 무관하며 별도의 범죄로 체포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소동을 일으킨 현지 주민들 중 8명은 주동자로 지목돼 수사를 받고 있으며, 한 명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장관인 자이로 가르시아(Jairo García)는 "시민들을 진정시키려다 경찰관 3명이 다쳤다"며 "정확한 확인 없이 분노에 휩싸이지 말아달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