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15일(일)

"불이야!" 한국말 못 알아들어 화재 난 줄 모르고 집에 있다 숨진 4살 우즈벡 소년

인사이트사진 제공 = 경남소방본부


[인사이트] 윤혜연 기자 = "불이야!"


20일 오후 7시 42분께 경남 김해 서상동에 있는 한 4층짜리 원룸에서 불이 났다.


불은 주차장에 있던 8대의 차·오토바이를 태우고 1억8천만 원에 가까운 물적 피해를 내며 20분 만에 진압됐다.


다행히 누군가가 외친 "불이야!" 덕에 해당 건물 주민과 인근 주민 수십 명이 대피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 말을 못 알아들은 외국인 어린이 4명은 크게 다치거나 숨졌다.


21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19구급대는 구조 도중 해당 건물 2층의 한 방에서 우즈베키스탄 출신 4살배기 A군과 A군의 오누이 12살·14살 2명, A군의 이종사촌인 13살 아이 등 총 4명을 발견했다. 


구조된 4명은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A군은 이송 도중 숨졌다.


나머지 아이 3명은 중환자실에 입원할 정도로 연기를 많이 들이마시는 등 모두 크게 다쳐 위중한 상태라 알려졌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경남소방본부


경찰은 화재 당시 A군 집에 어른이 한 명도 없었고, 아이들이 한국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 미처 대피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A군 등에겐 부모와 이모 등 성인 보호자 3명이 있지만, 당일 아이들을 돌보고 있던 A군 이모가 화재 발생 1시간 전에 장을 보러 가 집을 잠시 비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군 부모는 모두 취업비자를 얻어 입국한 합법적인 체류자들로 지난 1월에 아이들과 한국에 들어왔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건물의) 다른 주민들은 모두 대피한 점을 미뤄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있다가 어떻게 해야 할지 허둥지둥했거나 '불이야'라는 말을 못 알아들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이밖에 다른 주민 6명이 연기 흡입 등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소방당국은 이 원룸 건물 1층 주차장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날 오전부터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 기관과의 합동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 발화지점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경남소방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