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도박 사이트 운영자 "신고한다"고 협박한 동네 20대 선후배들
불법도박사이트 운영자들에게 보이스피싱 계좌로 신고한다며 협박한 20대들이 검거됐다.
[인사이트] 이혜리 기자 = 불법 도박사이트 계좌를 빌미로 오히려 '보이스피싱 계좌' 신고를 협박한 동네 선후배 20대들이 붙잡혔다.
경찰은 불법도박사이트 운영자의 계좌번호를 보이스피싱 계좌로 신고하겠다며 협박한 동네 선후배 이모 씨 일당 20대들을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모 씨 일당은 도박사이트 운영자에게 불법 도박사이트 계좌에 일부러 50만원을 입금하고, 은행에 '보이스피싱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불법도박사이트 운영자에게 "인터넷에 공개된 도박사이트 계좌번호를 보이스피싱 계좌라고 신고했으니 돈을 내놓으라"며 협박했다.
연이은 협박에서 이 씨 일당은 불법도박사이트의 은행계좌를 계속 정지시킬 수 있으니, 풀고 싶으면 돈을 달라는 식의 요구를 했다고 전해진다.
조사에 따르면 협박 피의자들이 허위 신고한 계좌는 56개나 됐다.
이에 대해 경찰관계자는 "이러한 도박사이트가 불법이기 때문에 이제 신고 못 하는 점을 악용했다"라며 사건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가 한동네 출신 선·후배들였다는 치명적인 허점을 갖고 있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신고가 같은 지역 출신들에게서 잇따라 나오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수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 씨 일당 7명은 함께 연루된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와 검거됐으며, 아직 검거되지 않은 다른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을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