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8일(일)

4년만에 ‘소리’ 되찾은 청각장애 남자친구

 

3년째 연애 중인 청각장애 남자친구가 청력을 잃은 지 4년만에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이 훈훈함을 자아냈다.

 

지난달 31일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 A씨가 청각장애를 가진 자신의 남자친구 B씨가 소리를 찾게 됐다는 소식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A씨가 남자친구를 만난 것은 3년 전이다. 

 

당시 중학교 3학년생이었던 A씨는 사고로 고막이 손상돼 청각장애 판정을 받은 친한 친구와 대화하기 위해 수화를 배우기로 했다. 

 

수화 학원을 다닌지 3개월째 됐을 때 A씨에게 B씨가 먼저 다가왔다. 소리를 다 듣고 말도 할 수 있는 A씨가 왜 수화를 배우는지 궁금해한 것이다. 

 

알고 보니 B씨는 1년 전 사고를 당해 청력을 잃고 청각 장애 2등급을 받아 수화를 배우기 시작했다.

 

B씨의 호기심으로 대화의 물꼬를 튼 둘은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점점 호감과 애정이 싹텄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집에 가던 길에 B씨가 "사귀자"며 고백했고 A씨는 곧바로 "그래"라며 답했다고 한다. 

 

이후 3년 동안 알콩달콩 사랑을 이어온 커플에게 최근 기쁜 일이 생겼다. 

 

몇 주전 남자친구 B씨가 인공 와우(달팽이관) 수술을 받고 오른쪽 귀가 들리게 된 것이다. 

 

A씨는 "원래 실패 가능성이 큰 수술이라 미루고 미뤘는데 좋은 결과 얻어서 너무 좋다"며 "남자친구가 처음으로 내 목소리를 듣고 울다가 고맙다고 안아 줄 때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둘의 감동적인 사연은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인기를 끌며 누리꾼들에게 "정말 대단하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하는 사랑이 정말 아름다워 보인다" 등의 반응을 얻고 있다.

 

김예지 기자 yeji@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