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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내가 용서가 안 되는구나"…'성민이 사건' 아빠가 하늘나라 간 아들에게 쓴 편지

2007년 당시 성민이 아빠가 성민이에게 쓴 편지가 재조명 되면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인사이트故 이성민 군 생전 모습 / KBS2 '추적60분'


[인사이트] 김천 기자 = "어제는 세차를 하면 신이나 웃고 떠들었던 네 생각이 문뜩 떠올라 주유소에서 한참을 울었단다"


성민이를 가슴에 묻은 아빠는 하늘나라에 있는 아들에게 편지를 쓰다가 눈시울을 붉혔다. 너무나도 어린 나이에 세상을 등져야 했던 착한 아들 성민이.


살아만 있었더라면 아빠 앞에서 춤도 추고 노래도 불러주면서 한창 애교를 부렸을 아들이었다. "아빠"하고 곧장 말도 잘했을 것이다.


최근 벌어진 영유아 학대 사건으로 인해 재조명된 이른바 '성민이 사건'은 지난 2007년 당시 2살이던 이성민 군이 원장 부부에게 학대를 당해 숨진 사건이다.


성민이가 세상을 떠난 2007년 누리꾼들이 힘을 합쳐 개설한 '23개월 천사성민' 카페에는 사건의 당사자인 성민이 아빠 이상윤 씨가 성민이에게 보내는 편지가 올라왔다.


인사이트故 이성민 군의 손등에 나 있던 멍자국 / KBS2 '추적60분'


편지는 '성민이에게 쓰는 편지 - 아빠가'라는 제목으로 시작됐다. 그는 성민이에 대한 그리움을 편지에 가득 담아냈다.


아빠는 성민이의 출생으로 '아빠'가 되는 기쁨을 느꼈다. 그는 편지에 처음으로 성민이와 눈을 마주쳤을 때 느꼈던 말할 수 없는 행복을 전했다.


편지를 쓰면서 기억을 더듬어보니 성민이에 대한 추억이 참 많았다. 아빠는 배밀이를 하던 성민이가 첫걸음을 떼던 때가 생각났다. 처음으로 성민이가 앳된 목소리로 "아빠"하고 불러줬을 때도 생각났다. 


지금은 만져볼 수도 없는 아들이지만 아빠에게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아빠는 지금껏 성민이로 인해 살았다.


그는 편지에 한 번만, 단 한 번만이라도 성민이를 안아볼 수만 있다면 여한이 없겠다고 적었다.


인사이트사망 원인인 '복막염'으로 인해 부풀어 오른 故 이성민 군의 배 / KBS2 '추적60분'


편지를 쓰다보니 공허한 가슴에 그리움이 사무쳤다. 하지만 아빠는 성민이를 위해서라도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었다.


그는 편지에 성민이를 학대, 죽음에 몰고 간 어린이집 원장 부부에 대한 재판이 조만간 시작된다는 근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성민이를 위해 많은 아저씨와 아줌마들이 아빠와 함께 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다.


법원은 가해자 원장 부부가 성민이를 학대한 것은 맞지만 상해치사죄에 대한 직접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부부 중 남편은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풀려났다.


인사이트Daum 카페 '23개월천사성민♡미소천사건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