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목)

훈련 중 사망했다고 ‘순직’ 처리 안 된 소방관

​ 곽기익 소방관 영결식 모습 via 함양 소방서

 

한 소방관이 훈련 중 사망했다는 이유로 '순직' 처리되지 않아 유족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1일 다음 아고라에 "현장 적응훈련 중 사망한 故 곽기익 소방관이 순직 처리될 수 있게 도와 달라"는 청원 글이 게재됐다.

 

함양 소방서에 소속돼 있던 곽 소방관은 지난 2013년 12월 4일 현장 적응훈련차 물탱크 소방차량을 운전하던 중 사망했다.

 

당시 심한 안개와 결빙된 도로 노면 때문에 그가 운전하던 소방차가 미끄러져 도로 표지판에 충돌했기 때문이다. 

 

육중한 차체의 무게를 못 이긴 소방차는 오른쪽으로 기울어 도로에 누웠으며, 운전석은 처참하게 찌그러졌다. 이 사고로 곽 소방관은 결국 숨을 거뒀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곽 소방관의 사망일이 바로 '결혼기념일'이었다는 것이다. 행복한 기념일에 남편을 잃은 아내 김 씨는 아직도 그의 부재가 믿기지 않는다. 

 

곽 소방관의 부모 역시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충격받아 쓰려져 1년 이상 병원 시세를 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곽기익 소방관 영결식 모습 via 함양 소방서

 

그런데 유족을 더욱 힘들게 만든 것이 있었다. 바로 곽 소방관이 '순직'은 물론 '공무 중 사망' 처리도 되지 않은 것이다. 

 

이유는 그가 인명을 구조하거나 화재를 진압하는 등의 임무수행이 아닌 '훈련' 중에 사망했기 때문이다. 국립현충원 안장도 같은 이유에서 거부된 그의 유해는 현재 사설 납골당에 안치돼 있다.

 

사고 이후 유족들이 받은 것은 공무원연금관리 공단이 지급한 사망위로금 1천만 원이 전부였다. 

 

이에 유족들은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희생하는 소방관이다"라며 "'훈련 중 사망'이 순직 처리되지 않은 점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소방관을 사랑하는 국민이라면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도와달라"며 서명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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