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8일(일)

한끼에 '5천원'이라는 포항의 한 초등학교 급식 수준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강동극 기자 = 포항의 한 초등학교가 아이들에게 부실 급식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말도 안 되는 방학 급식 때문에 눈물이 납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급식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이는 포항의 한 초등학교 부실급식을 비판하며 답답함을 호소하는 학부모 A씨가 남긴 글이었다. 


사진 속 식단은 밥과 돈가스로 보이는 반찬 한 덩어리, 피클 2개와 소량의 샐러드 그리고 과일 젤리가 전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연합뉴스


해당 급식은 포항의 B초등학교가 지난 겨울방학 동안 돌봄교실에 참여한 아이들에게 제공한 것으로, 부모들은 이 급식을 위해 끼니당 5천원을 지불했다. 


A씨에 따르면 B 초등학교는 지난해 여름방학까지 돌봄교실에 참여하는 아이들을 위해 무료로 점심 급식을 제공했다.


하지만 겨울방학에 들어서면서 돌연 점심 급식 제공 불가 통보를 냈다.


이전까지는 아이들과 부모의 편의를 위해 급식을 제공했지만 애초 방학 돌봄교실은 급식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 규정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개인 사정, 맞벌이 등 돌봄교실에서의 식사 제공이 필요했던 부모들은 학교 측과 상의해 돈을 지불하고 급식을 제공받기로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연합뉴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A씨는 "동파가 돼서 급식이 안 되니 알아서 점심을 해결해라, 급식이 늦게 와서 컵라면을 먹였다 등등 급식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자신이 먹은 급식이라며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A씨는 이 사진을 보고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5천원이라고 하기엔 국과 반찬도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그야말로 '부실 급식'이었기 때문.


A씨는 "이게 5천원짜리 식단인가. 저게 잘 나온 거라 얘기하는 아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눈물을 참았다"고 전했다.


이어 "도대체 어떤 업체에 어떤 도시락을 주문해서 아이들이 매번 밥을 먹고도 배가 고프다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부실 급식 논란이 된 B 초등학교 측은 아이들이 자율적으로 음식을 담아 부실해 보이는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급식 업체 선정 과정과 급식 원가 등을 공개하라는 부모들의 요구는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10월 15일 교육부는 전국 학교 급식 업무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식재료 업체 납품 로비에 관해 조사한 바 있다.


오래된 식재료를 급식에 사용하는 등 부실급식을 뿌리 뽑기 위함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연합뉴스


그러나 조사 이후에도 이번 사건과 같이 아이들에게 부실급식을 제공한 사례는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경상북도 교육청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관리인력 부족으로 지난 1년간 포항지역 초등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와 관련된 지도점검을 하지 못했다"고 관리 소홀을 인정했다. 


더이상 아이들이 부실급식에 피해받지 않도록 부족한 인력을 충원해 철저한 점검을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동극 기자 donggeuk@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