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병원 화재 당시 엘리베이터로 탈출하려다가 질식사한 환자 6명

인사이트세종병원 화재 당시 CCTV / 연합뉴스


[인사이트] 배다현 기자 = 밀양 세종병원 화재 희생자 중 6명이 병원 엘리베이터를 통해 탈출을 시도하다가 모두 질식사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세종병원 건물 내부 중앙 계단 옆에 설치돼 있는 엘리베이터는 26일 화재 당시 1층에 멈춰있었다.


소방대원들은 큰 불길을 잡고 구조 활동을 벌이던 중 엘리베이터 안에서 고령의 환자 6명이 뒤엉켜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직 정확한 사망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별다른 외상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 이들은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이번 사고는 2~4층 입원실 환자들이 건물에서 탈출하기 위해 계단이 아닌 엘리베이터에 올랐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소방 관계자는 "불길이 엘리베이터 통로를 타고 건물 위쪽으로 치솟았던 것 같다"며 엘리베이터가 1층에 멈춘 뒤 문이 열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소방 당국은 화재 때문에 누전 차단기가 내려가면서 엘리베이터가 작동을 멈춘 것으로 보고 있으며, 또한 사망자들이 모두 노인이고 화재로 당황한 나머지 화재 시 엘리베이터가 더 위험하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화재가 발생하면 엘리베이터 통로로 화염과 연기가 치솟는 '굴뚝 현상'이 벌어진다.


엘리베이터는 전기 공급이 끊기는 순간 고립될 수 있고 밀폐된 공간에 유독 가스가 침투할 경우 질식 위험이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화재가 났다면 엘리베이터보다는 비상계단을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7시 35분께 발생한 세종병원 화재로 37명이 숨지고 7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소방 당국은 사망자 35명의 신원은 확인됐으며, 2명은 불상인 상태라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의료진 3명도 포함돼 있었다.


밀양 세종병원 8년전 '무단증축'…스프링클러도 없었다37명의 희생자를 낸 밀양 세종병원 대형 화재 참사 이후 해당 병원에 대한 갖가지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소방관 도우며 직접 시신 나르고 생존자에 핫팩·이불 나눠준 밀양 시민들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밀양 화재 참사에서도 시민 정신은 여전히 빛났다.


배다현 기자 dahyeon@insight.co.kr